밥 우드워드 신간 '분노' 발췌문
트럼프, 친밀감 과시하며 사적 얘기 떠들어
11일 AFP에 따르면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은 15일 출간하는 저서 '분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이 발언했다고 했다.
이 책은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18차례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들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나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 모든 것을 말해줬다"면서 "고모부를 처형한 뒤 고위 간부들이 사용하는 건물 계단에 놨다"고 했다. AFP는 발췌문을 통해 "그리고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였다"고 전했다.
북한에선 고사포(anti-aircraft gun·항공기 사격용 포)가 사용됐다는 보도는 여러 번 나왔지만 처형 경위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고 AFP는 전했다. 장 전 부위원장은 '북한 2인자'로 국가전복음모죄가 적용돼 2013년 12월 숙청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김 위원장과의 친밀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위 당국자로서는 가장 처음 참수 사실을 언급한 것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김 위원장에게 핵 시설 5곳을 포기하라고 했으며 지속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하나는 도움이 안 되고 둘도 도움이 안 되고 셋도 도움이 안 되고 넷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다섯 개는 도움이 된다"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영변이 북한의 가장 큰 핵 시설이라고 항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오래된 곳이기도 하지"라고 응수했다.
김 위원장이 더 이상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협상할 준비가 안 됐다"며 "가야겠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뒤 남북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과 전격 회동한 뒤에도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고 책은 기술하고 있다. 이어 이틀 뒤 김 위원장에 친서를 통해 "당신 나라로 건너간 것은 영광이었다"고 소회하며 "당신의 핵 부담을 덜어주는 '빅딜'을 하라"고 촉구했다.
DMZ 회담은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것이었지만 몇 주 뒤 한미는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는 분명히 기분이 상했고 이런 감정을 당신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 나는 정말 매우 불쾌하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이후 북미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나를 좋아하고, 나는 그를 좋아한다.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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