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協 "국시 거부는 선배들 잘못…학생들에게 기회 달라"

기사등록 2020/09/11 18:32:43

"의료계 사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

"국시거부 현실화되면 취약계층 건강 위협"

"의료계 선배들 믿고 학생들 구제해달라"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의 약 80%가 의사 국가시험(국시) 거부 단체행동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의대생들이 공식적으로 의사 국시 재응시를 요구하고 나설지 주목되는 10일 오후 한 관계자가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에 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의과대학생들이 의사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시험 등은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2020.09.1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립·사립 수련병원들이 최근 의료계 진료거부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5개 단체는 11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가운데 모두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의료계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환자들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야 말로 의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임에도 지난 시간 우리는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이들 단체는 "격랑이 휩쓸고 간 땅에 드러난 상흔이 하필이면 우리들의 제자이자 미래 의료의 동량인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이들이 유급과 의사 국시 거부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선배들과 스승들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이어 "의사국시 응시 대상자 3172명의 86%인 2726명이 시험을 치루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의료 인력의 수급에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그들의 공백은 무엇보다 취약계층 건강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 문제를 단지 감정적으로만 다룰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청년 학생들의 깊은 좌절과 냉소는 미래 의료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이들은 머지 않아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질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오늘의 아픔을 가슴깊이 아로새기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의료계의 선배들과 스승들을 믿고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원칙은 중요하나 교각살우는 피해야 한다"며 "상처에도 불구하고 치유 받은 경험이 이후 좋은 의사를 향한 여정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의료, 머지 않은 의료의 미래가 달려 있다. 대승적인 결정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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