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4억 떨어졌다는데…홍남기 지목 단지 중개업소는 '갸우뚱'

기사등록 2020/09/08 15:40:17

홍 부총리 4개 단지 사례 들며 "나름의 성과"

불암현대 인근 부동산 "남향과 서향 차이 때문"

반포자이 인근 중개업소는 "최근 28억에 거래"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9.0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이혜원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례까지 언급하며 집값이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홍 부총리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실거래 통계 확인 결과 가격 상승 사례도 있었으나 상당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많이 완화됐다"며 "8·4 공급대책 이후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의 근거로 노원 불암현대·송파 리센츠·서초 반포자이·마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최근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실거래 하락 사례를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노원구 불암현대 전용 84.9㎡가 7월 초 6억8000만원(19층)이던 것이 8월 초 5억9000만원(17층)으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얼핏 한 달 사이 시세가 1억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파트 방향의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5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지역 전세수급지수는 189.8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주(190.1)보다 소폭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심각한 공급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0.09.05. mspark@newsis.com

서울 노원구 불암현대 인근 A 공인중개소 대표는 "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은 남향이고, 5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은 서향 물건"이라며 "불암현대 남향 매물은 이 일대에서 불암산 전망이 가장 좋은데 비해 서향은 불암산 전망이 잘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남향과 서향이 1억원 가까이 차이 나기 때문에 시세가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전철 등 교통망이 새롭게 깔리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서울 송파구 리센츠 전용 27.68㎡는 7월 4일 11억5000만원(5층)에서 8월 11일 8억9500만원(19층)으로 가격이 내려갔다고 소개했다.

다만 홍 부총리가 소개한 사례와 같은 날 계약된 같은 크기의 다른 매물(29층)은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의 반응이다. 

서울 송파구 리센츠 인근 B 공인중개소 대표는 "가격이 오르지도 않지만 떨어지지도 않고 있다"며 "조정을 받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또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94㎡가 7월 8일 28억5000만원(25층)에서 8월 18일 24억4000만원(18층)으로 내렸다고 소개했다.

이 두개 물건만 놓고 보면 한 달 사이 4억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같은 단지 내 같은 크기의 매물이 8월17일 28억원(17층)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인근 C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번 달에도 28억원대에 거래된 매물이 있다"며 "24억원대는 시세(정상거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5주차(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올라 지난주(0.01%)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주에 비해 0.01% 상승했다. 2주 연속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홍 부총리는 "8월 다섯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의 경우 2주 연속 0.01%, 강남 4구는 4주 연속 아파트 오름세가 멈춰 섰다"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수도권의 매수심리도 8월 들어 관망세로 돌아서며 진정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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