港경찰, 선거 연기 규탄 시위대 289명 체포…보안법도 적용

기사등록 2020/09/06 23:54:42
[홍콩=AP/뉴시스]홍콩 도심에서 6일 입법회 선거가 연기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300명 가량이 체포됐다. 사진은 경찰이 시위대게 경고 깃발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0.09.0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홍콩 도심에서 6일 입법회 선거가 연기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300명 가량이 체포됐다고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대다수 시위대는 불법집회 혐의로 체포됐고, 1명은 중국 정부가 홍콩 입법 체계를 우회해 제정한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이는 홍콩 보안법이 발효된 이후 최대 규모 시위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적어도 289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남성 169명과 여성 101명 등 270명은 불법 집회를 한 혐의로 체포됐다. 나머지는 경찰 습격, 업무 방해, 유효한 신분증 제시 거부, 공공장소에서 난동 등 혐의로 검거됐다.

특히 경찰은 홍콩 독립을 선전하는 구호를 외치다 여성 1명이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도 밝혔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5시께 시위대가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홍콩 독립 구호를 외치자 국가보안법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경고 깃발을 내걸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에 해산을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후추탄 등을 발사했다. 사복 경찰관들이 일부 시위대를 검거하려고 하자 시위대가 우산과 물병 등을 던지며 대항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온라인에서 조직됐다. 당초 이날은 차기 입법회 의원을 뽑는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친중 성향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7월31일 입법회 선거를 코로나 19 상황 악화를 이유로 1년 연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폭발된 범죄인 인도법 반대시위 그리고 지난 6월30일 발효된 홍콩보안법에 대한 불만 고조 등으로 입법회내 친중 성향 세력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이를 연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콩 민주화 지도자인 조슈아 웡은 지난 7월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이번 선거 금지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야권이 홍콩 입법회 다수 지위 차지를 막으려 숱한 조치를 취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소피 리차드슨 중국 담당 국장도 당시 "입법회 선거 1년 연기는 공중 보건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비상사태를 억제하려는 부정적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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