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기숙사들 코로나19 확산, 격리시설 확보 '비상'

기사등록 2020/09/06 09:56:02

코네티컷대학은 GE연수시설 급개조 수용

사우스 캐롤라이나대 공군사관학교도 주변시설 구해

[롤리(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AP/뉴시스] 9월 신학기를 앞두고 지난 7월 31일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 신입생들이 기숙사로 이삿짐을 끌고 입주하고 있다.  미국의 각 대학들은 기숙사에서 코로나19 감염환자가 수백 명씩 급증하자 격리시설과 숙소들을 마련, 학생들을 이동시키는 등 비상이 걸려있다.  
[스토어스( 미 코네티컷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각지의 대학들이 코로나19의 기숙사 감염이 확산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들 대학은 놀라운 속도로 퍼져가는 코로나19 감염자를 막기 위해 이미 확진을 받았거나 의심증상을 갖고 있는 학생들 수 천명을 격리 수용할 기숙사내 별도 공간이나 대학 부근 시설들을 급히 구하는 등 분투중이다.

코네티컷주의 새크리드 하트 대학교는 예전에 제네랄 일렉트릭( GE)사의 본사 건물을 34개의 객실을 가진 게스트하우스로 급히 변조,  학생들의 격리 장소를 마련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은 대학내 기숙사에 학생들을 위한 격리실 공간이 소진되자 이들을 검찰 연수원내의 호텔 형식으로 마련된 숙박시설을 임대해서 별도로  격리 수용하기 시작했다.  공군사관학교도 콜로라도의 공군부대 부근에 있는 호텔들로 400명의 격리 생도들을 분산 수용했다.

이런 행동들은 이미 미국에서 2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떤 식으로 올 가을 학기 시초부터 전국 각 대학에 특별한 문제와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미 수많은 대학들이 대면 강의를 취소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대학가에서도 모든 술집이 문을 닫았고  대학생 동아리나  남녀 학생들의 사교 클럽과 전통적 모임도 모두 파티나 대규모 행사는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물론 백악관 코로나 대응 팀의 데버라 브릭스 박사 같은 사람들도 각 대학에게 학생들이 가족이나 지역사회에 감염을 전파하지 않도록 대학 구내의 기숙사에 잡아두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이다.

새크리드 하트 대학은 2016년에 매입한 무려 66에이커의 광대한 GE시설의 게스트 하우스 방들을  방문객이나 대학 관련자들에게 제공하는 대신에 전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귀가할 수 없는 3000여명의 확진학생들의 숙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게리 맥나마라 대학보건국장이 말했다.

 각 방마다 TV와 원격 수업용 장비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간식과 과자류도 채워져 있다.  보건 관리들이 주기적으로 소독과 검사를 하며 건물 밖에는 경비가 감시를 하고 카드 출입증을 통해 누가 나가고 들어왔는지를 일일히 조사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학생들의 불편은 클 수 밖에 없다.  코네티컷대학의 라이언 볼로냐는 지난 주 기숙사 건물 내에서 12명의 확진자가 나온 뒤로는 기숙사 자기 방에 갇힌채 외출이 금지되었다.  바로 옆방의 식당에는 갈 수 있지만 그 밖에 외부 출입이나 외부인 접촉은 일절 금지되어 있다.

정보 통신 전공의 3학년 생이라 해도 그는 가상현실 강의나 원격 화상 밴드연습, 비이오 게임 같은 것으로 새 학년을 시작하게 될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볼로냐는 " 나는 그 동안 1학년 때부터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들어온 신입생이라면, 지금쯤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정말 괴로운 고립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다른 지역 대학생들도 기숙사내 감염으로 고통을 받긴 마찬가지다.  앨라배마 대학은 최근 5층짜리 기숙사내부의 학생들 절반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감염되었거나 위험군에 속하는 학생들의 수용공간을 확보했다.  다른 곳의 자가 격리 및 확진자 격리 공간이 모두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 대학의 터스칼루사 캠퍼스는 8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급증, 3일 현재 1000여명의 학생이 확진되었고 격리시설의 모든 방의 36%가 만원을 이루고 있다.

신입생인 재커라 버그는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10일간 기숙사 방에서 격리상태에 들어갔으며 지금은 원래 기숙사 방에 돌아와 있다.  "지금은 학기 말까지 이 방에 있고 싶지만, 코로나19의 기세가 꺽이지 않는한 그럴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컬럼버스 캠퍼스 본교에서는 3만5000명의 재학생 가운데 14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격리명령을 받고 갇혀지낸다.

처음에는 베이트 웨스트라는 기숙사동에서 지냈고 여러 명이 한방에서 기거했지만 지금은 감염 학생들을 대학 캠퍼스 밖의 검찰 연수원 시설로 보내기 시작했다.    

브라운대학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강의를 다음 달로 한달 더 연기했다.  60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조지아 칼리지 및 주립대학교도 코로나19 확진환자들에게 캠퍼스 밖으로 이동을 명령했다.

 보건 당국과 지방정부 내에서도 확진 대학생들을 기숙사에 잡아두어야 하나  집으로 귀가 시켜야 하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애리조나 대학교의 공공정책학과 조셉 제럴드 부교수는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현재로선 접촉자 추적과 격리가 가장 올바른 대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다수 함께 지내는 기숙사, 동창회관, 대학 부근의 숙박시설등에서는 그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5층 기숙사는 학생들에게 1인실을 제공하고 있지만 승강기가 한 두개 밖에 없어서 결국 학생들이 한데 섞여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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