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번 투표해라" 불법 촉구

기사등록 2020/09/03 22:42:27 최종수정 2020/09/03 22:43:48
[윌밍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윌밍턴을 제2차 세계대전 문화유산 도시로 지정하는 행사에 참석해 미 해군 전함 노스캐롤라이나호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1945년 9월 2일 항복 문서에 서명한 것을 언급하며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다른 어떤 주보다 많은 병사가 참전하고 숨진 것에 대해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고마움을 전했다. 2020.09.03.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유권자들에게 이중 투표를 막기 위한 보호 조치를 시험하기 위해 우편투표와 직접 투표 한 번씩 두 번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사기로 얼룩질 것이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격전지인 노스 캐롤라이나주 선거 유세에서 우편투표제를 신뢰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중투표를 하도록 해보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분명히 투표할 수 없겠지만 표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으면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두 번 투표하는 것은 불법이며,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한 많은 주에서 중범죄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앞서 유세를 위해 노스 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 도착한 직후 공항에서도 지지자들에게 비슷하게 이중투표를 독려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어떤 증거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공포로 많은 주들에서 우편투표가 늘어나면 부패와 집계 오류 및 지연을 초래해 11월 선거에서 누가 승리했는지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이 불법행위에 가담할 것을 시사한 것에 대해 답변 요청에 모든 주의 선거법을 알지 못한다며 질문을 회피했다. 그는 "광범위한 우편투표는 사기 및 강요 위험이 크고, 무모하고 위험하다. 사람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WP가 과거의 우편투표 사례를 분석한 결과 2016년과 2018년 선거 때 이뤄진 약 1460만표의 우편투표 가운데 이중투표를 했거나 사망자를 대신해 투표한 사례는 372건으로 0.0025%에 불과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불법화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이것을 극복하는 길은 투표하는 것이다. 우편투표가 사기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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