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에 대구 이벤트업체, "버티기 어렵다"

기사등록 2020/09/02 14:59:55 최종수정 2020/09/02 15:35:44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하반기 행사 줄줄이 취소

고용유지지원금 끝나는 이 달 이후 대규모 실업 우려

문화예술인도 아니고 소상공인도 아니어서 지원 막막

"준비한 아이디어, 행사 취소로 날아가…변화 모색 절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지난해 10월 대구 중구 종로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13회 대구화교중화문화축제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대구시 중구 제공) 2019.10.18.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비대면(언택트)' '온라인' 등이 코로나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지역 이벤트 업체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2일 지역 이벤트업계 등에 따르면 사람 간의 밀접 접촉을 피하기 위해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수입이 끊겨 직원 월급, 건물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이 버거운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고용유지지원금이 이달로 끝나 그야말로 살길이 막막하다.

지역 이벤트업체는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여서 재정적인 부담 탓에 현재로선 자구책 마련도 쉽지 않다.

1999년부터 삼성라이온즈 관련 행사를 맡아왔던 대구 수성구의 A업체는 상주 직원 15명으로 지역에서 손꼽히는 기획사다.

최근 무관중으로 대회가 열리면서 랜선 응원으로 전환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찰로 따낸 계약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별도의 기획행사가 없어 매출이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라고 했다.

하반기에 예정된 지자체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수입이 거의 없다고 했다. 지역 업체 대부분 이달 이후 폐업 위기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A업체 관계자는 "주위에서 버티는데 한계가 왔다는 말들을 한다.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나는 이달이 지나면, 직원들과 끝까지 함께 가려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8월15일 이전에는 지역 내 감염자 수가 줄고 있어 행사 문의들이 더러 있었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행사를 기획했고 시민들 역시 간만의 문화공연에 목말라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며 "최근 확진자 수가 늘면서 지자체 등에서도 계약했던 행사들을 취소했다. 다시 3~4월로 돌아가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열린 ‘2019 대구치맥페스티벌’ 행사장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음. 2019.07.17.wjr@newsis.com
달서구의 B업체는 "1월부터 8월까지의 매출이 1년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로 완전히 (행사를)접어야했다. 지원금이 끝난 다음 달 이후 이벤트 업종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의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문제는 내년 상반기에도 새로운 아이템을 갖고 접근할 수 있을지 재정여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고 막막해했다.

현재 이벤트업종은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 법령이 없다. 문화예술인에 포함되지 않을 뿐더러 소상공인 기준에도 대부분 제외돼 있다. 매출액과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연평균 근로자수 5인 미만이 소상공인에 해당된다.

행사마다 인원을 보충하는 사업 상격상 소상공인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수두룩하다. 대부분 경영안정자금 등 대출로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삼수 대구이벤트협회장은 "이 업종은 기획사와 시스템, 대여 등으로 나눠져 움직인다. 계약이 계속 엎어지면 말 그대로 협력업체까지 줄도산 위기에 처해질 수밖에 없다. 최소 2000여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며 대규모 실업 사태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때에 행사를 강행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계약을 못하게 되면 한 달이상 준비한 아이디어들이 한 순간 날아간다. '드라이브 인 공연'이나 '베란다 콘서트' 등 새로운 문화콘텐츠 생성 방안 등 자구책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우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지역민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만큼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검토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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