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넘어북한] 대북 문제 접근법, 해결보다 '관리'?

기사등록 2020/09/02 16:09:47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와 북한 읽기' <2화>

남북관계에서 공존 정책만이 유일한 해결책

한국 내 정치화된 북한 문제가 북한 이해에서 가장 큰 장애물

북한을 현실주의적이며 실리적인 관점으로 보면서 '관리'해야

【서울=뉴시스】강영진 박수성 기자 = 북한 연구 30년 이상 경력의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북한을 보는 잣대로 현실주의적이며 실리적인 관점을 강조합니다. 북한 집권층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북한 내부 논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노동신문 국제면 보도의 변화를 다룬 지난 주 영상에 이어 이번 <창 넘어 북한> '란코프 교수와 북한 읽기' 2화에서는 북한 문제, 한반도 평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담았습니다.



#1. 북한을 보는 눈, ‘실리(實利)’
남한 때리는 북한, 국내 정치논리라는 이해 있어야
해결 아닌 ‘관리’로 한반도 평화 문제 풀자

- 실리적인 관점으로 북한을 많이 설명하세요.

"해결보다 관리(에 핵심이 있습니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필요할까? 북한은 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는 유럽과 같은 평화 체제가 불가능합니다. 해결할 방법이 사실상 없지만 관리할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 조차 없습니다.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어요. 핵을 포기하면 그들이 얻을 게 무엇입니까.  북한의 엘리트 계층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은 핵무기 보유밖에 없습니다."

"비핵화가 불가능하지만 핵무기 개발을 동결할 수 있습니다.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해결이 아니라 관리. 적어도 한반도에서 긴장감이 지나치게 고조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지만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 입장에서 보면, 북한과의 인도주의 지원, 쌀 등을 제공하면 좋고 나중에 가능하게 되면 다시 햇볕정책 시대처럼 개성 공단을 비롯한 공단을 설치하고 이런 저런 협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북한과 협력을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내 정치 때문에 가끔 별 이유 없이 남한을 때리기 시작할 겁니다."

- 이번에 개성공단처럼?

"맞아요. 비슷한 일들이 가끔 생길 겁니다. 불가피한 일이에요.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들. 이와 같은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착각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남북관계를 관리해야 하고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는 사실상 대북 지원, 대북 원조. 가능하게 될 때 북한과의 경제 협력까지 하면 좋겠습니다."

#2. 북한 있는 동북아지역, 가장 흥미로운 곳
참혹한 독재나라, 그러나 일상 사는 사람들 있어 연구 가치 있다

-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셨고 84년도에 김일성종합대학교에서 가셔서 자료 수집도 하셨는데요, 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당시에 소련 사람들은 남한이든 북한이든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세계사 수업 때, 어떻게 배웠을까요? 우리 선생님은 “한국이다.” “재미없다.” “북한은 미친 스탈린주의독재국가이다.” “남한은 미친 친미 군사 독재이다. 중요한 나라가 아니다.” “일본을 이야기하자.” 이것은 우리 선생님의 말이지만 아주 대표적인 태도입니다. 당시에 나는 중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그러나 우리 학장님이 우리를 찾아와서 중국보다 한국 역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이유는 그들이 중국 역사학과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학과를 만들 생각이, 전공을 만들 생각이 있는데 당연히 인재를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도 동아시아는 세계적으로 제일 재밌는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북한을 가보고, 북한을 보면 러시아를 비롯한 공산권 국가 출신이면 러시아말을 고향 말,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면 장점이 많다. 한국 사람들도 보지 못하는 게 많다. 또 공식적인 자료를 볼 때 한국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말들이 있지 않습니까? 내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사상 교육을 받았을 때 중학교 때부터 배운 사상입니다. 물론 북한식 공산주의하고 러시아식 공산주의하고 차이점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핵심은 조금 비슷한 게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니까 (북한이) 재밌다. 뿐만 아니라 북한 1년 유학했을 때 진짜 재미있었어요. 머릿속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무서운 나라. 가보면 그냥 사람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물론 참혹한 독재, 통치가 있는 나라란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주로 정치 때문에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이 나라를 배울 경우, 진짜 가치가 있는 연구를 할 수도 있고 동시에 이 나라도 재밌고. 그래서 저는 1980년대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 민주화 운동이 시작하자 북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3.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북한 이해의 장애물, 한국에서 정치화된 북한 이슈
현실주의적으로 이웃 북한을 보자

- 마지막으로 북한을 어떻게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조언해 주시겠어요?

"다행히 지금 한국에서 북한에 대한 자료가 옛날보다 아주 많습니다. 지금과 10년이나 20년 전과 비교하면 북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참 많아요. 문제는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제일 큰 장애물이 무엇입니까? 한국 국내 정치에서, 담화에서 북한 문제는 많이 정치화됐습니다. 진보파 사람이면 무조건 믿어야 하는 조건이 있고, 믿어야 하는 사상이 있는데, 보수파도 비슷합니다. 이와 같은 압박을 무시하기도 어렵고 극복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북한을 조금 현실주의적으로 보면 좋겠어요. 이것은(북한은) 해방해야 할 생지옥이 아닙니다. 이것은 모방해야 할 생천국이 아닙니다. 이것은 어떤 평화체제를 희망하는 교포들이 사는 나라도 아닙니다. 이것은 국가이다. 권위주의 국가이다. 자신의 국가이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그래도 이웃 나라입니다.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그냥 2500만명이 사는 나라이다."

"(남북은) 공존해야 합니다. 정책을 보면 공존 정책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나중에 많이 바뀔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지만 예측 가능한 일이예요. 남북한은 같은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공존해야 한다."

<창 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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