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하루새 20명 늘어 124명 '비상'…정부 "9월 중 110개 병상 확보"(종합)

기사등록 2020/09/02 12:21:01

8월12일 이후 89명 증가·사망자도 16명…3일 연속 20명대↑

중환자 병상 43개·수도권 9개 '비상'…정부 "9월 110개 확보"

"중환자 전담 간호사·군 인력 투입…에크모 등 장비도 지원"

"권역별 감염병 거점 병원 지정…권역내 환자 배정 등 전담"

[세종=뉴시스]이연희 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중증환자 수가 2일 124명으로 20명 늘어남에 따라 병상 부족 사태가 현실화됐다. 수도권 중환자 치료병상은 9개만 남았고 호남권과 강원, 대전·충남지역은 즉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상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달 내로 중증 환자 병상 110개를 긴급히 확보하고 중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도 즉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군의관 등 군 인력을 투입하고 중환자 전담 간호사 251명을 최대 8주간 교육한 뒤 중환자실 인력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3일 연속 20명대 증가…8월12일 이후 89명 늘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통계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나 인공호흡기 또는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위중·중증인 환자 수가 124명으로 지난 1일보다 20명 증가했다.

위중·중증 환자는 지난 19일부터 일별로 12명→12명→18명→24명→29명→31명→37명→42명→46명→58명→64명→70명→79명→104명→124명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124명 중 40명은 자가호흡이 어려워 기관 삽관 치료가 필요한 위중환자다.

지난달 12일 이후 방대본 통계에 의하면 위·중증 환자는 89명이 늘어났다. 이 시기에 감염돼 숨진 사망자는 16명이다. 이중 6명은 확진 판정 당일 또는 사후에 양성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104명으로 하루새 25명이 늘어나면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세자릿 수가 됐지만 방역당국은 주말까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중환자는 확진 판정 이후 일주일 또는 열흘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위중·중증 상태에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한달 전후로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는 수순으로 이어진다는 게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일요일까지는 위중·중증 환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시간이 흐를 수록 사망자 규모도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환자중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누적 사망자는 326명이며,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1.59%이다.

◇인력 부족에 일반병상 전환도…중환자 병상·인력·장비 긴급 확보

병상부족사태는 계속 심화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43개에 불과하다.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 중환자 치료병상은 9개만 남았다. 광주, 전북, 전남 등 호남권과 대전, 충남, 강원 지역엔 즉시 가용할 수 있는 병상이 하나도 없다.

서울은 지난 1일 갖고 있던 중증환자 치료병상도 13개 줄었다. 간호인력 등 의료자원 부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가동하기 어려운 병상을 일반병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지역별 중환자 치료 병상을 살펴보면 ▲부산 3개(즉시가용 4개) ▲대구 9개(즉시가용 9개) ▲제주 6개(즉시가용 6개) ▲경북 5개(즉시가용 5개) ▲충북 4개(즉시가용 4개) ▲울산 2개(즉시가용 2개) ▲경남 2개(즉시가용 1개)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에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이 없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최근 수도권 교회와 (광복절) 집회에서 발생한 환자 중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40%를 넘는 등 중환자 병상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 내로 중증 환자 병상 110개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일반 환자도 입원 가능한 중증 환자 병상을 '중증 환자 전담치료병원'으로 지정해 코로나19 중증 환자만 입원 가능한 병상을 확보한다. 지정된 전담병원은 적극 손실을 보상하고 충분히 인센티브를 제공해 병상을 확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중환자 치료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국방부와 협력해 군의관 등 군 인력 20명을 지원한다. 또한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전담 간호사 양성을 추진하기 위해 11개 교육기관에서 선발한 교육생 251명을 교육한다. 이 중 중환자실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3주, 없는 간호사는 약 8주간 상급병원에서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이동형 음압기와 인공호흡기, 에크모 등 중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를 즉시 지원한다. 이동형 음압기는 지난달 31일까지 수도권(강원 포함)에 21대, 전남·광주에 44대를 각각 지원했으며 인공호흡기 21대는 오는 10일까지, 에크모 7대는 이달 중순까지 지원한다.

◇지역 의료인력·인프라 해결 시급…권역별 병상 배정 확대

정부는 대규모 전국 확산에 대비해 수도권 외에 각 권역별 중환자 치료에 문제가 없도록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각 권역별로 '감염병 거점전담병원'을 지정해 권역내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권역 내 환자 분류와 병상 배정을 총괄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된 3개 병원 또는 치료역량이 높은 국립대 병원 중에서 실제로 병상 배정이나 중환자 치료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선정할 것"이라며 "지정 방식 또는 기존에 지정된 감염병전문병원 활용 방안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의료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중수본 내 인력지원팀이 별도로 있어서 인력지원이 필요한 요청이 있으면 저희가 즉각, 즉각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증 환자 중심으로 병상을 배정하고, 중증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복된 환자는 일반 병실로 옮긴다.

정부는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23개 의료기관에 총 1054억원을 지원하는 등 9월까지 110개 병상, 연말까지 103개 병상을 차례로 추가해 2021년 상반기까지 총 496개 병상을 확충할 계획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511개의 중증환자치료병상에 500여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며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등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여 환자들이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일 현재 중등증환자가 입원하는 감염병전담병원 내 마련된 병상은 3723개 중 1605개(43.1%)만 당장 입원이 가능하다. 수도권의 경우 2025개 중 693개(34.2%)가 비어있다. 무증상·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3179명이 입실할 수 있는 13개 시설이 있으며 현재 입소 가능한 입원은 1604명(50.5%)이다.

정부는 지난 1일 경증·무증상 환자를 격리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 2개소를 추가 개소했다. 이로써 총 13개소 약 3200명 규모로 늘었으며 현재 1600여명이 더 입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 1 총괄조정관은 "3개소에 약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추가 개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약 2900여명 규모의 예비시설 9개소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약 7800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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