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주장과 檢 기소 논리와 일맥상통
엘리엇, 수사자료 요청...ISD소송 유리한 근거로 활용될 듯
검찰의 기소 결정은 그러나 수사심의위 권고에 정면 배치하는 것으로 향후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분쟁(ISD)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2018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해 7억7000만달러(약 9100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ISD에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ISD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제도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국제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제도다.
이 부회장이 검찰에 기소되면서 ISD 소송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 수사팀이 주장하는 의혹이 엘리엇의 논리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ISD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정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조단위에 육박하는 국부 유출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엘리엇은 '정부 개입으로 부당하게 손해를 봤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법무부에 검찰 수사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ISD 중재재판부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엘리엇의 요구를 기각했지만, 재판이 시작되면 민감한 수사자료 제공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ISD 소송에서 엘리엇에 유리한 근거로 악용돼, 대규모 국부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된 것이다.
외신도 "ISD 중재 소송에서 엘리엇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파이낸셜타임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도움을 줄 것"(로이터)이라며 이번 사건이 ISD 소송에서 엘리엇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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