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2약' SK·한화, 올스타 팬 투표서도 '울상'

기사등록 2020/09/01 06:00: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무더운 날씨를 보인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SK 와이번스 대 LG 트윈스 더블헤더 1차전 경기, SK 덕아웃에 쿨링포그가 설치돼 있다. 2020.06.11.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올 시즌 최하위권을 맴돌며 '2약'으로 분류된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가 올스타 '베스트12' 선정 팬 투표에서도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오후 5시까지의 결과를 집계해 31일 오전 발표한 2020 신한은행 쏠 KBO 올스타 베스트12 선정 팬 투표 3차 중간집계 결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SK, 한화 선수들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후보에 오른 12명의 SK 선수 중 1위에 올라있는 것은 최정이 유일하다. 한화는 12명 중 1위를 달리는 선수가 1명도 없다.

양 팀에서 최정을 제외하고 선정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SK와 한화의 마무리 투수 후보인 박민호, 정우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득표 수가 10만표 이하를 밑돌고 있다.

3차 중간집계에서 전체 1위에 오른 딕슨 마차도(롯데 자이언츠)가 71만3316표를 얻었고, 각 부문 1위 선수들이 30만표 이상을 받았다. 이를 고려하면 SK, 한화 선수들의 득표 수는 턱없이 적다.

SK와 한화는 각각 32승 1무 63패, 26승 1무 67패로 9, 10위에 머물러 있다. 1~8위와 격차는 벌어진지 오래다. 8위 삼성 라이온즈와 SK는 무려 11경기 차다.

SK와 한화의 저조한 경기력은 팬들을 한숨짓게 만들고 있다. 두 팀 모두 투타 주요 지표에서 최하위권이다.

팀 타율에서 SK와 한화는 각각 0.253, 0.236으로 9, 10위다. 팀 득점과 팀 타점에서도 다르지 않다. SK(422득점·402타점)가 9위, 한화(336득점·316타점)가 9, 10위다.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순위표 가장 밑에 두 팀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한화가 5.43으로 9위고, SK는 5.56으로 최하위다.

2019시즌 팀 창단 이후 최다인 88승을 거둔 SK는 원투펀치인 김광현(세이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떠나보냈음에도 최소한 가을야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연패를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진 SK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채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했던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는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 시즌 막강한 모습을 자랑한 불펜진은 마무리 투수 하재훈의 부진 여파로 붕괴됐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한화 이글스 경기, 2-1로 승리를 거둔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0.07.31. bjko@newsis.com
주축들의 줄부상 속에 침체된 모습을 보인 타선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타선을 강화하고자 외국인 투수 킹엄을 방출한 뒤 타자 영입을 택했지만, 타일러 화이트는 2경기만 출전한 뒤 손가락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한화의 시즌 출발은 SK보다 더 최악이었다. 한화는 5월23일 NC 다이노스전부터 6월12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18경기를 내리 졌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까지 소환하며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18연패 기간 중이던 6월7일 한용덕 전 감독이 퇴진하고 최원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반전은 없었다.

하주석, 오선진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베테랑 타자와 외국인 타자로 뛰던 제라드 호잉의 부진으로 인해 한화 타선은 극심한 침체를 보였다. 선수층이 얇은데다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뎌 돌파구를 만들어줄 만한 대체 자원도 찾지 못했다.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화 선발진은 채드 벨의 부상 이탈과 워윅 서폴드의 부진으로 더욱 휘청였다.

답답한 경기력은 팬심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SK는 지난해가, 한화는 2018년이 그립다.

지난해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가 진행될 당시 선두를 질주 중이던 SK는 8명의 올스타를 배출했다. 이 중 6명이 베스트12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전도 SK 선수들이 지배했다. 최정이 홈런공장장으로 분장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난해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도 SK 외야수 한동민의 차지였다.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2018년 올스타전에서 4명의 한화 선수가 베스트12에 이름을 올렸고, 총 7명의 한화 선수가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성적이 부진한 올해에는 꿈같은 이야기다. SK에게는 최정이 자존심을 살릴 유일한 희망이다. 한화는 2년 연속 올스타 베스트12를 배출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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