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무증상자 비율 55.5%…"빠른 검사로 지역사회 확산 막아야"

기사등록 2020/08/31 13:55:12

성북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총 605명 중 336명 무증상자

8월 신규확진자 중 무증상자 39%…사랑제일교회, 15%p 높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8.3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서울에서만 60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 확진자의 55.5%가 검사 당시 무증상 확진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무증상·경증 감염자에 의한 '깜깜이 전파'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무증상 확진자의 전파력이 유증상 환자와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가능한 빨리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605명이다. 이 가운데 336명이 무증상자로, 전체의 5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서울지역 신규 확진자 중 검사 당시 무증상자 비율은 39.6%인데,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의 무증상 비율은 이보다 15%포인트 가량 높은 셈이다.

시는 해당 교회 관련 대규모 집단감염이 알려지면서 발생 초기 검사량이 많아 무증상자를 많이 찾은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랑제일교회뿐만 아니라 광화문집회, 일부 교회 등을 중심으로 서울 곳곳 도처에 무증상 감염자가 누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교인명단 등을 통해 검사대상자를 특정할 수 있어 확산 초기 무증상 확진자를 비교적 빠르게 가려낼 수 있었다. 하지만 광화문집회의 경우만 하더라도 확보된 명단만 2만 여 명이 넘는데다 여전히 2631명은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만약 이들의 대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자각하지 못하거나 무증상 감염자일 경우, 이 역시 또 다른 집단감염을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기도 파주시 소재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 12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관련 누적 확진자는 67명 발생했다. 당시 매장 2층에 10분 정도 머물다 떠났거나 화장실을 잠시 사용한 사람도 전파됐을 정도로 전파력이 강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확진자가 나온 장소 등을 방문했을 경우 검사를 빨리 받는 것 밖에는 없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이은정 교수 연구팀이 지난 3월 6일~26일 천안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증상자와 무증상자의 바이러스 배출량(Ct·Cycle threshold)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 등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사례들이 추가적인 n차 전파를 만들지 않도록 가능하면 접촉자를 24시간 내에 찾아내 격리시키려고 접촉자 조사 및 격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 현 상황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을 지 모를 정도로 멀쩡한 사람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따르고 최대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검사를 빨리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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