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野 지지자도 많아…새 인물 나오는 건 필연지사"(종합)

기사등록 2020/08/28 16:44:05

"대선까지 1년 반…지금 잘 나가는 후보 어려움 겪기도 할 것"

"임대차 3법, 오히려 너무 늦게 처리돼 시장에 동요가 온 것"

"남북 교착상태인 점 가장 아쉬워…민간 교류에 역할 하겠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온라인으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8.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김남희 기자 = 32년 정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해 "야당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지지세에 힘입어 (야당 후보로)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것은 필연지사"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공식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생중계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이낙연-이재명 후보 간 대선 구도가 계속 갈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대선이 1년 반 쯤 남아았는데 그동안에도 여러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여야가 다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를 가리켜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정치란 상황에 따라 새로운 변수가 많이 생긴다"며 "현재 거명되는 분들이 있는데 항상 그렇게 가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후보가 나오기도 하고 지금 잘 나가는 분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권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우리 당의 지지율은 35~43% 사이에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한다.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며 "여러 가지 여론조사가 있는데 (미래통합당에) 뒤진 적은 한 번인가 있었다. 그 경우는 왜 이렇게 뒤지는가를 잘 분석하고 대응을 잘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으로 지지층이 이탈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부동산 문제는 어느 정권이나 다 어려운 문제"라며 "실제로 시중 유동자금이 많게는 2000조원, 적게는 1500조원 가량 풀렸다고 하는데 그 많은 유동자금이 산업과 생산으로 가지 않고 대기 상태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상황을 그렇게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부동산에 대해서 주거 정책으로 봐야지 투자 정책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이 없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 대책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임대차 3법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한 법들은 사실 너무 늦게 처리가 된 것이다. 원래는 20대 국회에서 마무리지었어야 하는데 늦게 처리된 것"이라며 "절차상으로 무리하게 처리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대 국회에서 처리됐으면 지금쯤 부동산 시장이 훨씬 안정될 수 있었는데 너무 늦어서 시장에 동요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온라인으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8.28. photo@newsis.com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퇴임하는 이 대표의 막후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저는 이제 현역에서 떠나 한 명의 당원으로 돌아간다. 당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며 "늘 말하지만 정치는 가장 공적인 역할이다. 늘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고 임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에 조언했다.

거대 여당의 입법독주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이 대표는 차기 지도부에 줄 조언을 묻는 질문에 "여야 간 충분히 토론하고 대화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공적인 일은 시한이 정해진 사안이 있기 때문에 시한에 맞춰 매듭지을 것은 지어야 한다"며 "충분히 토론하되 매듭을 지어나갈 줄 알아야 한다. 소수자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고 반영하면서도 다수의 의견을 채택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답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서는 "지금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취임하고 나서 사법개혁에 관련된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공판부, 형사부 등 일반 국민에게 해당되는 부분을 더 체계화시키고 강화해서 가는 것이라서 갈등 구조가 아니라 정상화로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사는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편향된 권력을 줘서는 안되는 것인데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고 검찰 내부도 정상적 상황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표결시 기권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 판단을 차기 지도부로 미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 윤리심판원은 자율적 기구이기 때문에 당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어차피 이번 지도부 임기가 내일 종료되기 때문에 차기 지도부로 넘기는 게 아니라 불가피하게 넘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러가지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에 취임했는데 정계 은퇴 후 북한과의 평화협력 사업 발굴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온라인으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8.28. photo@newsis.com
지난 2년 간 대표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도 "꼭 하고 싶었던 것은 남북관계에서 충분한 교류 기반을 만들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잘 나가는 것 같다가 최근 교착상태라서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문제의식으로 인내심을 갖고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설득과 대화를 해야 한다"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이다. 저도 공직생활을 끝내고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맡는데 그것을 통해 정부가 아닌 민간이 할 수 있는 남북교류를 하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하나 아쉬웠던 점으로 "재집권에 실패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들이 왜곡되는 것을 볼 때 안타깝고 아쉬웠다"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하신 말씀처럼 민주주의와 경제, 남북관계가 무너졌다. 그 말씀을 듣고 정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재집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퇴임 후 회고록 집필 계획과 관련해서는 "32년 동안 공직에 있어 왔기 때문에 공직에서 활동한 과정과 배경, 의미, 평가 등을 정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여러 쟁점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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