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신규환자 4400명 폭증…병상 대기·치료제 부족 직면

기사등록 2020/08/28 15:48:34

위·중증 환자 하루새 12명 늘어 58명

렘데시비르 다음 주 대량 수입 예정

"병상배정·이송대기 시간 발생할수도"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을 발표하며 이번 주말엔 꼭 안전한 집에 머물러 줄것을 요청하고 있다. 2020.08.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8월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00명 가까이 폭증하면서 우려했던 병상 배정과 치료제 부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억제되지 않고 계속해서 3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8월 이후 누적된 환자가 4400명 가까이 된다"며 "60세 이상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최근에는 80대 이상의 고령자에서 격리입원하기 전 또는 사망한 후 확진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나 인공호흡기 또는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위중·중증한 환자는 58명으로 전날 대비 12명 늘었다.

사망자는 3명 늘어 316명이 됐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1.66%이다.

현재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은 총 533개가 있다. 그러나 27일 기준 당장 입원 가능한 병상이 71개뿐이어서 병상 부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확진자가 대거 나오고 있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333개 병상 중 30개만 남아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물량도 부족해져 방역당국은 현재 70세 이상 고령 및 중증 환자에게 치료제를 우선 투약하고 있다. 렘데시비르 수급 문제는 빨라야 다음 주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본부장은 "의료대응체계가 감당할 수 있게끔 병상과 인력 자원을 계속 확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포화라 (판명)할 수 있는 기준은 병상의 충족률, 비어있는 병상 규모, 입원대기 기간 등으로 그때그때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며 객관적인 수치가 있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현재 생활치료센터나 전담병원들의 병상이 다 차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환자 상황을 파악해 병상을 배정하거나 이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입원 대기가 발생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 병상과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까지는 렘데시비르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량이 대량 들어오는 다음 주 중에는 수급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투여 대상에 대해서는 중앙임상위원회와 협의해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서울에서 80대 확진자가 격리병상 이송을 기다리던 중 상태가 악화해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는 병상 배정과 이송이 제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 환자는 선행 확진자를 접촉한 후 검사 권고를 받아 지난 26일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인 27일 확진된 직후 병상 배정이 이뤄진 다음 119구급대가 자택으로 가 이송하던 중 상태가 악화해 심폐소생술(CPR)까지 시행됐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상태가 안 좋아져서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도 시행했지만 소생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확진된 당일 병상 배정과 함께 이송을 위한 출동이 이뤄진 것으로 볼 때 병상 배정의 문제와 관련된 사항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역학적인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보건소에서 열심히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급증한 확진자를 다 따라가면서 접촉자 조사를 파악하는데는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병상을 확충하고 생활치료센터도 늘리고 있지만 이런 증가 속도가 지속된다면 의료계에 주는 영향이 막대하고 암 등 일반환자의 진료에도 큰 영향을 미쳐 의료시스템의 붕괴까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코로나19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외출·모임을 삼가고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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