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국제선 넘어 국내선까지 타격
국내 LCC 국내선 탑승객 일주일새 40만명 줄어
확산세 지속 시 항공업계 유동성·고용 위기 우려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연휴 특수마저 사라질 기미가 보이자 울상을 짓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화물 사업을 통해 여객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내선 노선 운항을 통한 수익까지 잃게 된다면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2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항공사의 국내선 탑승객은 107만6842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13~19일에는 147만2336명을 태웠는데, 일주일새 약 40만명이 줄어든 셈이다.
LCC들은 국내선 운항으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에서 확산세가 지속될 시의 충격파를 우려하고 있다. 해외여행의 대안으로 여겨진 국내여행마저 발길이 끊길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 16일부터 서울과 경기, 19일부터는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23일부터는 전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27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급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LCC들은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여객 운항이 난관에 부딪히자 국내선 노선 운항 횟수 확대, 신규 취항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수개월간 진정세를 보이는 틈을 타 국내선 항공편 확대에 박차를 가해왔다. 인기 여행지인 제주, 부산 노선 증편은 물론 비인기 노선인 무안, 양양 등 노선까지 취항하며 생존 경쟁을 벌여왔다.
이를 통해 국내선 여객 수를 상당 수준 끌어올리며 최악은 면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가 수송한 국내선 탑승객은 오히려 1년 전보다 11% 늘어난 345만5451명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며 국내선 항공편의 예약 취소가 빗발치고 있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9월30부터 10월4일까지 5일 동안 이어져 대목으로 꼽힌 추석 연휴 기간의 예약률도 저조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선 항공편은 기본 운임이 낮고 공급은 많아 적자폭을 줄여주는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어려워진다면 LCC들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제주항공은 847억원, 진에어 596억원, 티웨이항공 485억원, 에어부산 5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FSC의 경우 화물 사업으로 적자는 면하고 있지만, 항공사의 근본적인 수익원인 여객 사업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다음달 각각 31개, 24개의 국제선 노선 운항을 계획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에 스케줄 변동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부분 항공사가 이미 유·무급휴직, 순환휴직, 희망퇴직 등을 진행해온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고용 불안을 더 높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두 달 늘어나며 LCC들은 10~11월까지 유급휴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코로나19 충격파가 이어진다면 연말부터는 구조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세는 항공시장의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항공수요 회복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매물로 나온 항공사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재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에 실패한 이스타항공은 재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은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과 매각주체인 금호산업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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