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감사 "靑 압박 있나" 공방…최재형 "사퇴 외압 없어"

기사등록 2020/08/25 17:52:39

與 "감사원이 결론 내려놓고 감사한다는 의혹 제기"

野 "월성 1호기 폐쇄로 정부·여당이 사퇴 압박 했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0.08.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한주홍 기자 = 25일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와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감사원이 감사 전에 미리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고 지적했고, 야당은 폐쇄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압박을 받았는지 물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주민 의원은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이 언론을 통해, 원전과 관련된 감사원의 감사 진행 과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그중에서도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는 발언을 한 게 지적이 된 것 같다"고 짚었다.

박 의원은 "뿐만 아니라 4월9일 직권심리에 출석했더니 친원전 쪽 일방적인 논리로 70~80% 발언을 끌어가 놀랐다고 하기도 했다"며 "감사원이 결론을 내려놓고 감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분이 전한 자료에 따르면, 갑자기 말을 끊고 '말 많으시네',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똑바로 앉으라' 이런 식으로 감사관이 참고인을 다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거다. 질의응답에서도 그런 태도가 드러난다"고 따졌다.
 
이에 최 원장은 "이 감사는 감사원에서 결정한 게 아니라 국회에서 요구해서 감사를 실시한 것이다. 감사도 시행하기 전에 어떤 결론을 갖고 감사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위원장이 (발언을) 끌어갔다는 것은 특정한 논리는 갖고 한 게 아니고, 타당성 여부 질문을 하다보니 본인이 그렇게 느끼셨을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소병철 의원은 "최 원장에 대해 공익감사가 청구돼 있다. 내용을 보면 결론을 정해놓고 피조사자들을 강요했다든지, 조사 과정에서 과잉조사, 진술강요 등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소 의원이 "감사원을 감사하는 곳이 없다는 말이 있다. 유일하게 국민의 대표인 국회만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 하는 게 정치적 압박이 아니지 않느냐"고 하자 최 원장은 "충분히 잘하라는 뜻으로 말씀하시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8.25. photo@newsis.com
반면 미래통합당의 윤한홍 의원은 질의에서 "대통령이 시켜서 했다는 취지로 답을 했느냐"고 물었고 최 원장이 "그런 발언 없었다"고 부정하자 "월성 1호기 폐쇄를 갖고 여당이나 청와대에서 상당한 압력을 넣는 것으로 보인다.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중이냐"고 직설적으로 질문했다.
 
최 원장이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윤 의원은 백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 "장관이라는 사람이 자기 소신도 없이 대통령이 시켜서 막 했다(는 건지), 정말 참 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이어 "감사원에서 예산을 집행하거나 행정을 하는 부분에서 어디서도 감찰이 안 된다. 내부감사를 하셔야 된다"고 촉구했다.

최 원장은 "지적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하고 우리를 감사할 기관이 없다는 게 조심스럽다"며 "우리가 나가서 피감기관에 적용하는 동일한 기준 혹은 더 엄격한 기준으로 내부에서 해야된다는 것을 누차 강조하고 있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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