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홍역 치렀던 대구시민들 '대프리카' 폭염 계속되자 외출자제
시원한 도심카페도 한산…직장인들 2인1조로 나눠 '조용한 점심'
번잡했던 지난 주말과 대조…상인들은 "오래가면 큰 일" 걱정
25일 중구 동성로 거리에는 불과 며칠 전인 지난 주말과도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낮임에도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 수는 확연히 줄었다. 시원한 카페 안에도 노트북을 펴고 혼자 앉아 있는 몇몇 손님 외에 일행이 모여있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일행들도 마스크를 낀 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커피 등 음료를 마실 때 외에는 최대한 마스크를 내리지 않았다.
카페 직원 A(20대·여)씨는 "지난 주와도 많이 다르다. 손님들이 훨씬 더 조심하는 게 느껴질 정도"라며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구입한 B(40대·여)씨는 "수도권 지역에서 카페 내 에어컨을 통해 감염 숫자가 늘었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다. 이전에도 위험성은 알고 있었지만 일상에서 지키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당분간만이라도 외출은 자제할 생각"이라며 서둘러 떠났다.
대구 중구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낮 기온 35도, 체감온도 38도를 기록했다.
거리에 오가는 몇 몇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동성로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날이 더운 것도 있지만 며칠 전만해도 이렇게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며 "다시 2월로 돌아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서면서도, 대구가 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한 데에는 시민들 동참이 컸다고 생각한다. 이번주부터는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D씨는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다시 또 이렇게 (확산)되니...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올 한 해는 IMF때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 같다"면서 "그래도 지난 2월 1차때처럼 대구시민들 모두 동참해서 빨리 이 사태를 끝내는 것이 모두를 위하는 길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힘겹게 웃어보였다.
반월당 인근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점심시간에 식사를 해결하러 나온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동료와 함께 식당을 찾은 E씨는 "인원도 분산시키면서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동료들과 어제부터 2명씩 나눠 (식사)하기로 했다"며 "아직 대구에서는 감염자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서로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로 최대 피해를 입었던 대구시는 이보다 강력한 방역 대책안을 꺼내들었다.
오는 9월5일까지 2주간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를 금지했으며 다중이용시설 중 국·공립 시설은 대부분 운영을 중단했다.
다중이용시설 중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13개 업종과 위험도가 높은 12개 업종에 대해 출입자 명부관리,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집합제한이 적용된다.
특히 오는 10월12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13일부터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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