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미국 실리콘밸리 재직자 설문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인수하면 내 개인정보 믿고 맡길 수 있다' 60%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까지 틱톡 미국 법인이 미 기업에 인수되지 못할 경우 미국내 사용이 금지될 것이라며 시한을 정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의 미국 또는 세계 전체 법인을 인수하려 추진 중이며 오라클도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에 투자한 벤처자본 업체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2020년 8월 4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재직자 1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하면 틱톡이 더 잘 될 것이라 보십니까?"라 물었더니, 응답자의 5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인수하면 잘 될 것’ 마이크로소프트 55% vs 페이스북 17%
회사별로 응답을 쪼개보니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이 잘 될 것’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던 곳은 ▲시스코(71%), ▲링크드인(68%), ▲마이크로소프트(55%)였다. 링크드인은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운영에 가장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곳은 ▲페이스북(17%), ▲세일즈포스(13%), ▲블룸버그(11%)였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할 경우 당신의 개인정보를 잘 관리할 것이라 믿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실리콘밸리 재직자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양심은 신뢰하겠지만, 운영 능력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블라인드 미국을 보면 실리콘밸리 재직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SNS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틱톡은 스카이프 2.0이 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다 실패한 서비스들의 전례를 밟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하면, 한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는 ‘틱톡 엔터프라이즈 버전 출시 임박’이라며 자조적인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들었다 놨다’ 트럼프 말 한마디에 들썩이는 실리콘밸리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틱톡을 영원히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 명령에 사인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의 통화 후에 미국 기업이 틱톡을 인수한다면 승인하겠다고 물러섰다.
단 향후 매출의 상당수준을 미국 국방부에 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 날 저녁 옐프의 한 재직자가 블라인드에 ‘트럼프가 마이크로소프트를 털고 있다(Trump is robbing Microsoft)’고 글을 올리자 실리콘밸리 재직자들의 댓글이 100개 넘게 달렸다.
‘트럼프는 직업이 미국 대통령이냐, 중개상이냐’, ‘정부가 이러는 게 합법이라고?’ 등 트럼프에 대한 비판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구글의 한 재직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바보가 아니다. 트럼프한테 무료 클라우드 용량 주고 수십억짜리라고 우길 듯’이라는 댓글을 써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틱톡 인수 논의,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들도 몰랐다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들도 틱톡 인수 소식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들에게 “회사가 틱톡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놀라셨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가 78%였다.
한편 “틱톡 인수가 마이크로소프트 사업에 득이 될 거라고 보십니까?"라고 묻자 ‘그렇다(53%)’, ‘아니다(47%)’로 재직자들의 의견이 나뉘었다. 한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는 ‘회사의 틱톡 인수 논의가 걱정된다. 사용자층은 매력적이지만 틱톡엔 유해한 콘텐츠가 너무 많다. 콘텐츠 관리에 너무 많은 회사 자본이 투입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댓글을 남겼다.
설문을 실시한 블라인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직장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한국에서는 2020년 8월 기준 300만 명의 직장인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대표 IT 기업 재직자의 70%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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