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0선 넘어설까…세가지 조건

기사등록 2020/08/16 06:00:00

전 거래일 하락…약간 조정국면, 상승세 지장없어

달러 약세, 반도체 기대감 등 "외국인 유인 충분"

공매도 여부 "개인의욕↓" vs "영향 미미할수도"

"유동성 앞선다? 뒤늦게라도 실적 수반돼야"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반상승 마감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에 비해 5.18(0.21%)포인트 오른 2437.53을 코스닥은 9.17(1.08%) 포인트 오른 854.77을 나타내고 있다. 2020.08.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코스피가 상승질주하며 2400선을 넘어서자 곧 2500선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 귀환', '공매도 금지 연장', '기업 펀더멘털' 등의 조건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지난 14일 코스피지수는 거래일(2437.53)보다 30.04포인트(1.23%) 내린 2407.4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9.68포인트(0.40%) 내린 2427.85에 출발한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앞서 코스피는 약 2년2개월만에 2400선을 돌파하는 등 9거래일 연속 상승질주했다. 다음날인 14일 장중 2400선 밑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2400선을 지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는 연휴를 앞둔 불확실성과 연휴에 미-중 회담 등에 대한 불안감에서 찾았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 위주로 매물이 출회하면서 하락한 것"이라며 "바이두가 지원하는 중국판 넷플릭스인 아이치위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종목이 시간 외로 각각 7%, 12% 급락한 점과 미-중 마찰 우려가 확산된 점, 중국 실물 경제지표 부진도 부담을 주면서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에서의 총격으로 잠시 중단했던 일일 브리핑을 재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11월 대선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애초 6월경 캠프 데이비드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2020.08.11.

약간의 조정일 뿐 상승이란 대세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개인 매수세가 강한 상황인데, 이를 꺾을 만한 치명적인 악재가 아니란 해석이다.

다만 향후 2500선까지 상승하려면 개인의 힘은 물론 '외국인 귀환'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나는 수급면에서 달러 약세인데 어느정도 그런 상황은 마련됐다고 본다"며 "또 하나는 반도체 전망이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를 볼 때 삼성전자를 메인이라고 보기 때문에 반도체에 대한 전망이 좋아져야 하는데, 내년으로 갈수록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외국인이 들어올 유인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예정된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도 변수다.

이번 코스피 상승에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공매도가 재개되면 이전보다 개인투자자 투자의욕을 꺾을 가능성이 높다.

공매도를 하려면 특정 종목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개인들에게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코스피 상승이 기관과 외국인이 아닌 개인 투자자에 힘입은 만큼 당국의 공매도 관련 결정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6개월간 금지 조치한 공매도는 별다른 금융위 발표가 없다면 다음달 16일 재개된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0.08.12. photo@newsis.com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조치를 만약 연장하게 된다면 긴급조치이기 때문에 입법예고 없이 금융위를 열어 의결하면 바로 시행된다"며 "16일 개장 전 이와 관련 금융위가 열리지 않는다면 공매도가 풀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의 국내 증시가 외국인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상황인 만큼, 금융당국의 공매도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매수해 오른 증시라면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이번 코스피 상승은 개인투자자 힘이었다는 점에서 다를 수 있다"며 "물론 공매도가 재개되면 (개인 투자자에게) 걱정거리는 되겠지만 외국인들이 공매도 등으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약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의 중요성도 거론된다. 유동성의 힘으로만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과 펀더멘털의 괴리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유동성 측면으로 본다면 시장이 앞으로 더 과열될 수 있겠지만 기업 실적이나 경제상황을 보면 지금은 정상적인 시장 국면은 아닌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증시 상황은 이 둘의 간극을 좁힐 때 누가 굴복할 것인지다. 만약 유동성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뒤늦게라도 실적이 수반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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