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출제 과제 직접 녹화하는 '녹화형' 등 거론
문제 답안 누가 알려주면 어쩌나‥"배점 축소돼"
비대면 전환 안 되면 자가격리자 사실상 '탈락'
"형평성 문제 대책은 교육부가 마련해야 한다"
교육계에서는 대입에서 민감한 공정성 문제와 더불어 자가격리자가 어느 대학에서는 응시권을 얻되 어느 대학은 응시가 불허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비대면 면접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대학은 고려대와 이화여대다. 고려대는 교과성적 위주로 평가하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면접을 비대면 형태로 진행한다.
교육부는 이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학별전형 방역관리 안내안'을 공개하고 비대면 응시가 가능한 평가는 대학이 자가격리 수험생에게도 최대한 기회를 보장하도록 노력하라 당부했다. 만약 비대면으로 전형을 전환할 경우 늦어도 이달 31일까지는 내용을 공지하도록 권했다.
현행법상 대입전형 사전예고제에 따라 대학들은 1년 10개월전 확정한 전형을 바꾸려면 대교협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비대면으로 면접의 형태를 전환하는 것은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비대면 면접을 결정한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입학처는 대학이 과제를 제시하면 수험생이 직접 대학에 와서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 녹화하는 '녹화면접', 자신이 직접 업로드하는 '셀프 업로드 방식 면접'(이상 녹화형), 그리고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한 '화상면접' 세 가지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가 비대면 전형 전환 권고를 공식화하면서 이 같은 방법을 검토중인 대학들의 논의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현준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은 "대학들의 비대면 면접 방식은 크게 녹화형과 화상면접 두 가지로 요약되는 분위기"라며 "고려대처럼 과제식 면접 시행을 고심하는 대학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화상면접은 방식만 비대면일 뿐 기존의 면접과 비슷하나 과제를 녹화하는 형태의 면접은 공정성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 실장은 "과제형 비대면 면접을 운영하는 대학은 해당 면접 전형이 당락에 영향을 덜 미치도록 전체 전형에서 차지하는 반영 점수를 상당히 줄이고 있다"며 "Pass/Fail 방식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요새 학종 면접 대부분은 서류에 대한 진위확인 차원에서 이뤄진다"며 "사전에 준비된 문제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작성한 내용의 확인이기 때문에 공정성 문제는 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험이 임박해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등으로 자가격리된 수험생을 위한 대책도 관건으로 꼽힌다. 이를테면 자가격리된 수험생이 A대학에서는 비대면 전형이 준비돼 있어 응시에 지장이 없었는데 대면 전형을 실시하는 B대학에서는 응시자격을 박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같은 증상자라도 대학별로 응시제한 기준 등이 달라질 경우 형평성 문제는 어찌해야 하나"라며 "대책은 대학 차원이 아닌 교육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도 "자가격리자 응시를 위해 대학들이 권역별 별도 고사장을 활용하라고 했는데 교육부에서도 구체적 지침이 나와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장소만 만들어서 되는 게 아니라 인력을 파견하고 접촉이 이뤄지는 등의 문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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