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 폭등, 통합당도 책임"…역공으로 태세 전환

기사등록 2020/07/29 11:29:37 최종수정 2020/07/29 11:47:22

김태년 "새누리당 시절 부동산 3법이 폭등 원인"

朴정권 시절 '강남 폭등' MBC보도 인용하며 역공

김두관 "통합당, 집값 폭등 주범…시세차익 수혜"

이형석 "野 40% 다주택자…부동산법 반대 이유?"

전날 이어 임대차법 등 밀어붙이기 '속전 속결'

"7월 국회서 부동산법 반드시 처리…신속 입법"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5.27.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김남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9일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며 본격적으로 야당과의 전면전에 나섰다.

나아가 박근혜 등 전(前) 정권의 부동산 폭등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부동산 파동에 고위공직자·국회의원 다주택 논란이 겹쳐 정부·여당이 코너에 몰렸던 상황의 국면 전환에 나서는 양상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통합당은 부동산시장 과열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시간끌기와 회피로 일관했다"며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이나 입법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이 주도한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시장 폭등의 원인이었다"면서 "통합당도 부동산 과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야를 떠나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에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이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통합당의 여당 시절 부동산 폭등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26일자 방송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등을 골자로한 부동산 3법이 통과된 후 강남권 집값 폭등 상황을 다뤘다.

당시 찬성표를 던진 여야 의원 중 49명이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2014년 재건축 전 22억원이던 반포 소유 아파트가 현재 공시지가 45억원으로 상승했다고 MBC는 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전날 미래통합당 의원 103명 중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전체의 40%(41명)에 달하고 보유 부동산 재산이 1인당 평균 20억8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1.30. photothink@newsis.com
이에 대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두관 의원은 "MBC '스트레이트' 보도가 충격적"이라며 "결국 밝혀진 것은 집값폭등의 주범은 통합당, 시세차익의 수혜자는 통합당 국회의원이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반추해 보자면 수도권 집값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그 원인은 2014년 말 새누리당이 주도해서 통과시킨 부동산 3법, 이른바 '강남특혜 3법'"이라며 "말이 부동산법이지 강남부자 돈벼락 안기기였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선 "뒤로는 집값으로 떼돈을 벌었지만 입으로는 서민을 팔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통합당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원래 다주택자들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니 그러려니 하겠다"며 "다만 자기들이 저지른 집값 폭등 책임을 현 정부에 뒤집어씌우는 일은 중단하는 게 기본 예의 아닐까"라고 했다. 또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시 찬성표를 던졌고 아직도 국토교통위에 남아 있는 의원들은 상임위를 옮겨야 한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MBC 보도와 경실련 발표를 인용하며 "국민들은 국회의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통과 시켰거나 앞으로 그러할 것이라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함은 물론 이해 관계자로 의심 받는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인데 통합당은 오히려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통합당측의 국토위 집단 퇴장에 대해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행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실기하면 정책효과는 반감하고 그러면 그것을 빌미로 정부를 비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형석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어제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통합당 의원 40%가 다주택보유자이고 이중 절반이 서울에 집을 가졌다"며 "통합당이 부동산법 처리를 강력히 반대하는데 공연히 국민들에게 오해받을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했다.

전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이헌승 통합당 간사 선임에 대해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2014년 국토위원으로서 통과시킨 부동산 3법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었는데 국토위 간사 직책을 맡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제동을 걸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 이헌승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법안 상정에 항의하며 퇴장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0.07.28. photothink@newsis.com
민주당은 또한 부동산 관련 법안의 7월 임시국회 처리 방침을 재확인하며 야당 밀어붙이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에서 부동산 관련 13개 법안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 국토위에선 반발한 야당이 퇴장하는 가운데 '기립표결'로 의결했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임대차3법의 하나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운영위원회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3법이 테이블에 오른다.

이해찬 대표는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에선 신속한 입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법안 내용들은 이미 20대 국회부터 논의돼 왔기 때문에 추가논의보다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7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관련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일하는 국회의 진면목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21대 국회를 온전히 책임진 지금이야말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개혁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주택시장안정화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가세했다. 이어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부동산시장 특성상 지금 불길을 잡아야 한다"며 "7월 임시국회에서 입법을 완료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11월이 돼서나 입법이 가능하다. 그때는 부동산시장 거품이 폭발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통합당의 여당 탓하기는 약자 코스프레이고 발목잡기"라며 "민주당은 투기 근절과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야당의 무책임을 넘어서서 책임여당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29. photothink@newsis.com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통합당은 광풍과도 같은 부동산 시장의 교란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정권에 타격을 주고 자기 당에 정치적 이득을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그렇다면 국민의 고통이 자신들의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반국민적 자세이며 반민생적 행태"라고 가세했다.

기재위 소속인 김경협 제1사무부총장은 "어제 여당이 부동산법에 대해 심사도 토론도 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통합당이 거부하고 퇴장했고 우리 민주당과 정의당, 여타 야당들이 충분히 토론하고 수정할 건 수정하고 보완할 건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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