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주주와의 약속 지켰다…'중간배당' 이유는

기사등록 2020/07/24 10:34:42 최종수정 2020/07/24 11:04:23

비은행·글로벌 이익으로 중간배당

"은행 자금 공급기능은 훼손 없어"

"여신건전성·자본적정성 양호 수준"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중간배당을 결정한 이유는 비은행 그룹사 선전에 따른 우수 실적,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보 등 크게 두가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을 맡은 은행의 자금 여력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우려는 은행의 중간배당 참여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2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전날 열린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1주당 500원을 중간배당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이 보기에는 비은행 부문 이익(4079억원)과 글로벌 부문 이익(1695억원)만으로도 중간배당 여력이 충분했다. 실적이 좋은데도 중간배당을 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외형 확대 자제, 내부 유보 확대 등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높힐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을 때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이 난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통을 이어가자니 금융당국 권고가 걸리고, 중간배당을 안 하고 넘어가자니 주가 하락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 이사회가 내놓은 결론은 은행을 제외한 중간배당 실시다. 은행이 코로나19 지원을 이어갈 수 있게 자금공급 능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중간배당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전년 동기 대비 11.6%(1401억원) 가까이 순이익이 증가했는데,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500원으로 유지해서 배당성향은 오히려 12.45%에서 10.84%로 감소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2005년 창사 이래 15년간 이어져온 주주와의 약속"이라며 "대규모 이익을 시현한 올해 상반기에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으면 배당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되고 신뢰도 하락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이 코로나19 장기화 등 예상손실에 대비해 올해 상반기 쌓은 충당금은 5252억원이다. 1년 전보다 2781억원 늘어난 규모다. 고정이하(NPL)여신비율은 126.8%로 전년 동기 106.4% 대비 20.4%포인트 올라갔다.

자본적정성 척도인 보통주자본비율도 12.04%로 다른 금융사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당국이 여신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 우려로 배당 자제를 이야기해왔는데, 이런 문제를 해소한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주주 신뢰를 우선해 내놓은 논리가 설득력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당 자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하나금융을 금융당국이 좋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망스럽기도 하고 유감스럽다"며 "지금 상태가 좋더라도 내년이 걱정되니까 상황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그 때 배당을 많이 해도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사전에 충분히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이렇게 결정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지주에 중간배당을 안 한다는 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비은행에서 돈을 벌어서 배당한다는데 그룹 차원에서 보면 이 자회사가 좋을 때가 있고 저 자회사가 좋을 때가 있기 때문에 지주가 다 가지고 있어야 어려울 때 자회사 증자를 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발전심의회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간배당 결정은)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도 "금융당국이 기업에 중간 배당 여부를 말하는 것은 '도덕적 설득'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 `도덕적 설득'도 해당 기업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면 근거가 없어진다"며 "(하나금융은 자본 적정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검사나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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