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환경부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정밀조사 후 책임 물을 것"

기사등록 2020/07/21 14:14:10

"인천시·한강청·전문가 등 공동 정밀조사 중"

"고도정수처리시설, 수돗물 이용에 꼭 필요"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인천지역 수돗물 유충 민원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 점검 결과 인천 공촌과 부평 등 5개소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서울 등 기타 신고지역의 정수장과 배수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2020.07.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정성원 기자 = 인천광역시 일대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환경당국은 정밀조사를 거쳐 잘잘못을 따지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수장이 개방됐을 때 깔따구 유충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 공동으로 관련 전문가 합동조사단을 꾸려서 정밀조사 중이기 때문에 이후 조사 결과가 밝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국장은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 깔따구 유충 등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은 필요하다. 냄새, 미량 유해물질, 녹조 등을 제거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다만, 아무리 좋은 시설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서 관리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과의 일문일답.

-고도정수처리공정 같은 경우 기존 표준 기준, 운영 가이드라인이 아예 없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운영하던 상황이었나.

"고도정수처리시설 운영은 작은 생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밀폐 구조 운영방안이 나와 있다. 세부적인 운전 등은 현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맞춰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깔따구 성체의 유입 경로는.

"정수장이 개방됐을 때 깔따구 유충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지금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 공동으로 관련 전문가 합동조사단을 꾸려서 정밀조사 중이기 때문에 이후 조사 결과가 밝혀질 계획이다."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7곳 지자체들이 정수장 운영하고 관리 과정에서 지침을 제대로 지켰나. 다른 지역과 비교해 활성탄지를 적기에 교체하지 않는 등 미숙한 점이 있었나.

"정수장 운영 매뉴얼을 지켰는지, 교체주기, 역세척 등을 제대로 했는지는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 14명이 조사 중이다."

-전체 49곳 중 개방형 시설이 절반 가량인데, 유입방지시설이 '양호'라고 평가받은 곳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 건가.

"개방형은 여과지 부분만 개방됐고, 다른 부분은 건물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세 방충망을 설치하고, 건물을 철저하게 관리하면 날벌레 등이 유입이 안 되는 구조다. 다만 양호하다는 것은 방충망 설치와 관리가 잘 돼 있다는 측면을 말한다."

-인천 공촌정수장은 활성탄지로 바꾼 게 얼마 되지 않아서 노출된 상태에서 운영이 잘 안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49곳엔 언제 활성탄 여과지가 도입돼 관리돼 왔던 건가. 지침은 언제 만들어져서 배포되고 있고, 관련 시행령은 있나.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전국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입상활성탄지 방식이 49개, 망 여과 방식이 11개로 총 60개 시설이 있다. 부평 정수장은 1986년도에 설치돼 최초로 운영 중인 시설로 파악되고 있다. 공촌정수장은 지난해 9월 입상활성탄지를 설치해서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소주기 등은 입상활성탄지를 처음에 설치할 때 원수(原水) 수질 등을 감안해 세척주기 등을 시운전 과정에서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발견된 유충들은 모두 깔따구 유충이었나.

"대부분 깔따구였고, 다만 갑각류가 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이렇게 파악되고 있다."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나왔으면 인천 지역처럼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나올 수도 있는 건가.

"활성탄 표층에서 나왔고, 심층부를 파본 뒤 물에 풀어서 검사했지만,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정수장 말단부, 배수지 등도 점검했지만, 인천 외 지역에선 유충이 발견된 사례가 없다. 그 때문에 다른 지역에선 수돗가까지 유충이 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충망이 설치되지 않은 12곳을 거친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나올 수 있는 건가.

"점검 중 일부인 12개 정수장에서 방충망이 찢어졌거나 틈새가 있는 부분이 있어 오는 23일까지 보완조치를 완료하고 환경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인천 서구 수돗물 유충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지난 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공촌정수사업소 입구 전광판에 수질기준이 표시되고 있다. 2020.07.16. jc4321@newsis.com
-각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지침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나.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기본적으로 '상수도 설계기준'에 따르면 시설은 누수가 없고 외부로부터 오염이 없는 구조로 돼 있어야 한다. 또 재료 선택이나 시공 등도 위생적이며, 수밀성이 높은 곳에서 시행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상수도 정수시설 설계기준'에 의하면 환기 또는 출입구 설계 시 외부로부터 빗물, 먼지, 작은 동물 등이 들어가지 못하는 구조로 해야 한다는 시설기준이 있다.

완속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생할 경우 유충은 대부분 모래층 표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여과 중에 제거가 곤란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모래 속에서 서식하는 유충은 절지 작업을 통해 제거한다. 그리고 일상 점검을 통해 수질을 점검하고, 애벌레 등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배수지 또한 환기 장치 개구부를 통해 외부에서 빗물, 먼지, 작은 동물, 곤충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충망 등을 점검하고 정비해야 한다."

-정수장 발생 세부현황 중엔 검출된 곳 중에서 밀폐형이면서도 유입방지시설이 양호해서 방충망이 미흡하다는 점검 내용이 없는 곳들이 있다. 이런 곳에선 어떤 방식으로 유충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밀폐형에선 출입 과정에서도 들어갈 수 있다. 활성탄 여과지를 여닫는 과정에서도 들어갈 수 있다."

-인천의 경우 급·배수관로상에 남아있는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적혀 있다. 인천에선 아직도 유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건가.

"지금 유충의 원인인 활성탄여과지 처리공정을 폐쇄하고 표준처리공정으로 전환했다. 일반 처리공장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여과지에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 관로 상에 남아있는 유충만 해결하면 된다."

-활성탄지가 있는 정수장이 다른 일반 정수처리장과 비교해서 유충이 부화할 가능성이 더 큰가. 다른 일반 정수처리장도 점검할 것인데, 그 곳에서도 유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나.

"보통 일반 정수장에선 역세척 주기가 이틀에서 나흘 정도로 빠른 편이다. 이 때문에 유충으로 부화할 가능성은 매우 드물다.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반면, 활성탄여과지는 수질 등에 따라서 보통 한 달에 2~3번 정도 역세척해 주기가 긴 편이다. 그래서 유충으로 부화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 정수장에 비해서 활성탄여과지에서 유충으로 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활성탄지에서 유충이 부화했는데 활성탄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앞으로 정수장, 고도정수처리장을 만들 때 활성탄지를 자주 교체해 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건가. 아니면 활성탄지 물질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활성탄지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표준 공정에서 정수처리 방식은 모래여과 방식과 급속여과 방식으로 나뉜다. 대부분 24시간에서 48시간에 한 번씩 역세척하기 때문에 유충 등이 번식하고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활성탄에 형성된 생물막이 냄새물질 등을 제거하기 때문에 역세척을 자주 할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길게는 30일 정도 유지하고, 원수의 상황에 따라 20일에서 10일 정도로 탄력 운영하고 있다. 다만 깔따구 등이 부화하는 데 이틀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알을 낳고 번식할 가능성이 모래 여과지에선 거의 없지만, 활성탄지에선 가능성이 있는 편이다.

기본적으로는 활성탄여과지가 생물을 이용한 방식이라 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활성탄지 세척 등을 통해 벌레 등이 제거돼야 하는데, 제거되지 않고 배수지를 거쳐서 갔던 부분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정밀조사 후 밝혀진 바에 따라 제도 개선, 시설 기준 변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인천지역 수돗물 유충 민원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 점검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0.07.21.   ppkjm@newsis.com
-정수장에서 유충 발생 사고가 일어난 게 올해가 처음인가.

"보고된 사례는 올해 처음이다. 다만, 해외에서는 일부 미국, 영국에서 수도관을 통해 검출된 사례는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미국, 영국에선 음용이 가능한 수돗물에서 나왔던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정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가 세계에서 처음 발생한 것 아닌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해외에선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레드웜이라는 게 발견됐다는 자료가 있다. 깔따구 유충과 비슷한 종이라 판단했다."

-인천 이외에 다섯 곳에서도 유충이 발생했다는데, 다른 곳에선 유충이 관로로 흘러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나. 알이 흘러들어 갈 가능성은 없나.

"관로도 정밀조사 중이다. 표층에서 유충이 검출된 이후 정수장에서 나가는 부분과 배수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현재 인천 외 지역에선 정수장 바깥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유충이 표층에서 검출된 이후 역세척을 하면서 오존을 투입하고, 여과지 등을 교체했기 때문에 일반 가정 등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충 사태 책임은 어디에 있나. 만약에 있다면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상수도 설비기준에 작은 동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인천시가 이를 어긴 건가.

"인천시의 관리 부실 등은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관리 부실 등은 수도법에 나온 처벌 조항 등이 마련돼 있고, 조사 결과가 나와야 조치할 수 있다."

-의령 화정정수장에선 모래 여과지에서도 유충이 나왔다.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의령 화정정수장에선 모래 여과기 다음에 입상활성탄지를 거치도록 돼 있다. 모래 여과기 속에서 유충이 알을 낳은 뒤 발견된 게 아니라 소형 생물종이 유입돼 발견된 것이다. 우선 모래를 절지한 뒤 세척했다."

-유충이 생기면, 설비상 걸러낼 방법이 현재는 없는 건가.

"거름망 등을 통해 거를 수는 있다. 보다 더 정교한 거름장치 등은 전문가 자문을 받아 검토해보겠다."

-환경부가 올해부터 스마트 상수도를 중점 추진한다. 스마트 상수도가 완성되면 수도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 스마트 상수도를 어떻게 추진하는지 설명해달라.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스마트 상수도는 현재 환경부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올해 예산이 반영된 44개 지자체에선 계획대로 연말까지 스마트 상수도 관련 수질측정기, 염소 투입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스마트 상수도엔 '정밀여과장치'가 있다. 배수지 후단 부분 등에 여과장치를 설치하면 이물질 등이 가정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

-인천 이외 지역에서 나온 유충 중 유전자 분석까지 해서 정밀하게 비교하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례가 있었나. 인천 지역에서만 유전자를 분석하고 정수장에 있던 유충이 인천 외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 것인가.

"인천 지역의 경우 정수장과 가정에서 각각 유충이 발견되면서 동일한 생물체인지 비교분석을 하기 위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동일 생물체로 밝혀졌다.

다른 지역의 경우 표면에서만 발견됐기 때문에 채취해서 어떤 종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한 상황이다. 이들 지역에선 가정이나 배수지 등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DNA를 비교 분석하지는 않았다."

-인천 외에도 서울, 부산 등에서 유충 의심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유충이 정확히 어떤 종인지 지금 조사 중인지, 아니면 밝혀진 게 있나.

"깔따구 유충이라기보다는 파리, 모기, 나방 종류의 유충으로 확인된 상태다."
 
-인천 서구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은 수질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는데, 수질 기준을 바꿀 필요는 없는 건가. 유충이 발견된 시점에서 수질 기준을 바꿔야 하는 이유는 없나.

"수질 기준이라기보다는 위생상 관리기준에 해당한다. 위생상 관리기준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지금 서울시에선 식품안전관리기준 등을 도입해 운영 중인데, 이와 마찬가지로 위생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고 하는데, 수치로 표현이 가능한가.

(조석훈 물이용기획과장) "울산 회야정수장엔 전체 활성탄여과지 10지 중 2지에서 1~2마리가 발견됐다. 김해 삼계정수장 전체 17지 중 1지에서 등각류 물질이 발견됐다. 양산 범어정수장에선 4지 중2지에서 깔따구류가 서너 개 정도 발견됐다. 의령 화정정수장 여과기에선 발견된 마릿수를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화성정수장 활성탄 여과지 표층에 있는 전체 14지 중 3지에서 2~3마리가 발견됐다."

-2025년까지 제3차 수도종합계획에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7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을 늘려야 한다고 보나.

"고도정수처리시설은 필요하다. 냄새, 미량 유해물질, 녹조 등을 제거하는 시설이다. 다만, 아무리 좋은 시설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서 관리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시설 자체는 반드시 확대 도입돼야 한다."

-고도정수처리 시스템 관리인력의 역량 강화 문제는 운영 매뉴얼이나 운영 평가 등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리 인력에 대해서는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잦은 순환보직 등으로 운영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밀조사 후 나오는 문제점이 해결되리라 판단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