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꺼내든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해결해가는 방법이 없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야가 합의를 하거나, 특별법을 만들거나 하는 방식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헌재가 행정수도 이전은 관습헌법에 위배된다는 초유의 논리로 막았던 게 2014년, 16년 전이다. 세월도 많이 흘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소에 다시 의견을 묻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그 당시에도 관습헌법론에 대해 여러 반론도 있고 문제 제기도 있었다"며 수도 이전이 개헌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할 수 있다)"라며 "지금은 국난 극복에 집중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 의원은 최근 당 안팎의 문제에 대해서는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최근이고, 문제의 뿌리는 그전부터 있었다"라며 "부동산 문제는 넘쳐나는 현금, 과잉 유동성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못한 채로 여기까지 온 것이고, 최근 지자체장들의 문제는 중앙에서 잘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당의 말초신경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점도 아쉽게 생각한다. 뭔가 감수성이 둔화된 건 아닐까 하는 점에서도 새로운 대처가 필요하다"며 "그 새로운 대처에 저의 경험이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지도부에 대해 아쉬움도 표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에 여론에 대해) 제안을 드리고 건의를 드렸는데 반응이 며칠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직책에 있지 않는 사람으로서 지도부보다 먼저 나서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지도부에 늘 '이게 필요할 것 같다'는 건의를 드렸는데 그게 조금씩 시간이 걸리곤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금부터 논란을 당내에서 벌이는 건 현명하지 않다"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우리가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공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 될 것"이라며 "몇 개월 끄집어 당겨서 미리 싸움부터 하는 게 왜 필요할까, 다른 일을 먼저하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앞으로도 여러 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지사가 자신을 두고 '엘리트 출신'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제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그 당시에 다 어렵게 살았다. 저도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여러가지 판단을 하실 것"이라며 "모든 문제에 대해서 전부 말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말씀을 않는 것도 반응일 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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