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도 시리얼도···B급 감성 더하니 잘 나가네

기사등록 2020/07/16 11:41:29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식품업계가 B급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차별화된 코드로 B급 문화가 인기를 끌자,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신선한 모델, 유치하지만 중독성 강한 광고, 독특한 이벤트 등으로 먹는 재미를 넘어 즐기는 재미까지 준다.

동원F&B의 '동원참치' 광고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영화배우 조정석과 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을 내세워 '오조오억개 맛의 대참치' 광고를 선보였다. '참치~요리로 참치~조리로 참치~이건 맛의 대참치~언제까지 이 노래를 부를 셈이야'라는 중독성 강한 가사가 귀에 맴돌아 '수능금지곡'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상추쌈밥, 샐러드, 볶음밥, 샌드위치, 미역국, 까나페 등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CM송에 녹였다.

올해 3월 2탄도 내놨다. 손나은과 EBS 인기 캐릭터 '펭수'가 함께 한 '캔을 따면 맛의 대참치' 광고는 조회수 2100만회를 돌파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네티즌들은 "참치 매출보다 유튜브 수익이 더 높겠다" "동원참치 광고는 참치 기름처럼 느끼한 조정석이 딱이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중독성 최고다"며 좋아라했다. 

3탄은 동원과 동원이 만났다. 트로트가수 정동원이 출연한 '캔을 따면 맛의 대참치' 광고는 레트로 콘셉트로 제작했다. '그때 그 참치가 돌아왔읍니다, 그 시절 추억 동원'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정동원은 트로트풍으로 제작된 '캔을 바롯 따' CM송을 맛깔나게 부른다. 동원참치를 상징하는 노란색 배경 위에 참치 김치볶음밥, 참치 두부김치, 참치 계란말이 등의 노랫말이 큰 자막으로 등장한다.
농심켈로그의 '파맛 첵스' 반응도 뜨겁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첵스파맛 미안 미안해 편'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145만회를 넘어섰다. 광고 속 트로트가수 태진아는 '늦어져서 미안합니다'라는 현수막 아래서 히트곡 '미안 미안해'를 열창했다. '추억 속에 남아 후회하기 전에 이제라도 만들래. 파 맛 찾아서, 방법 찾아서 그 약속 지켜야 해. 안 팔려도 너를 위해 약속 지킬래'라는 가사가 웃음을 줬다.

이 광고는 2004년 '첵스 나라의 대통령 선거' 이후 16년 만에 '파맛 첵스'를 출시, 소비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했다. 히트곡 '미안 미안해'를 떠올린 후 자연스럽게 원곡 가수인 태진아를 모델로 선정했다는 게 농심켈로그의 입장이다.

농심켈로그는 100만뷰 돌파 기념 '첵스파맛 미안 미안해 노래방 버전'도 공개했다. 네티즌들은 "1일1깡급 미친 중독력이다" "노래방에 신곡으로 추가는 안 되느냐" "1일1파 하러 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샘표식품의 육포 브랜드 '질러'는 지난달 BYC와 손잡고 '소리벗고 팬티질러' DIY 기획팩 2000세트를 선보였다. 질러 직화풍 BBQ 60g과 BYC 면 팬티 1개, 열 부착 스티커 1장으로 구성했다. 톡톡 튀는 디자인의 스티커를 팬티에 배치해 다리미 열로 부착하면 나만의 '질러 팬티'를 만들 수 있다.

만우절인 4월1일 육포 팬티를 출시한다고 알린 게 시발점이 됐다. 거짓말이었지만 '실제로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친 소비자들의 '집콕 콘텐츠'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MZ세대들은 SNS 등을 통해 문화를 전파해 파급력이 크다. 식품업계는 이들을 잡기 위해 B급 마케팅으로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라며 "B급 마케팅을 펼친 제품은 파급력이 길지 않은 한계가 있다. 결국 오랫동안 사랑 받으려면 맛과 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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