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 시작해 아동만화 열풍…10년간 서점가 트렌드

기사등록 2020/07/08 16:28:14

영풍문고, 창립 28주년 맞아 분석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으로 시작해 2020년 아동 만화 '흔한 남매'로 인기 도서의 흐름이 바뀌었다.

영풍문고가 창립 28주년을 맞아 지난 10년간의 서점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초반에는 '정의'를 주제로 다룬 다소 무겁고 진중한 느낌의 인문서나 장편 소설들이 주목받았다.

 이후 중반에는 따뜻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에세이가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이후에는 '한 입 콘텐츠' 지식 교양서와 아동만화 시리즈 등이 인기였다.

SNS나 유튜브에 열광하는 현 시대를 반영하듯, 현재 서점가도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대중적인 도서가 시대 흐름에 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분석한 베스트셀러

2010년 5월 한국에 출간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당시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였던 마이클 샌델이 하버드에서 20년 동안 최고 인기강좌로 꼽혔던 '정의' 수업의 내용을 엮은 책이다.

인문 분야 최초로 2010년 종합 베스트 1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당시 사회 전반적으로 '정의'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탓인지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이 불기도 했다.

2011년에는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1위였다.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책은 젊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이러한 인기가 지속돼 2012년 연간 베스트셀러에도 2위에 올랐다.

2012년부터 2013년에는 '스님 에세이' 열풍이 불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두 해에 걸쳐 종합 베스트 1위였다. 힘든 일상에 지친 독자들에게 '힐링'과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류가 강세였다.

2013년에는 소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2014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작가 신준모의 에세이 '어떤 하루'가 주목 받았다. 저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저자의 감성적인 글들은 여성 독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었다.


2015년에는 '미움 받을 용기'가 1위였다. 당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좌절감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 책을 봤던 것으로 분석된다. 채사장의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지식교양서의 유행을 선도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방대한 지식 분야를 간추리고 나눠서 '한입 콘텐츠'로 요약해 전달하는 형식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에세이 열풍은 2018년까지 이어졌다. 2016년에는 혜민 스님의 신간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1위에 올랐고 2017년에는 역주행 에세이 '언어의 온도'가 1위였다. 2018년에는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1위를 차지했다.

소설의 약진도 이어졌다.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2위였고 2017년에는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온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3위에 올랐다.

2019년에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흔한 남매'의 이야기가 담긴 만화책 '흔한 남매'가 1위에 올랐다. 아동 만화가 종합 1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었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 에세이 '여행의 이유'는 2위를 기록했다.

흔한 남매는 2020년에도 인기를 이어갔다. 상반기 종합 베스트 1위는 '흔한 남매 3'이 차지했고 이외 시리즈가 각각 3위와 8위에 자리했다. 흔한 남매의 인기는 코로나19 여파를 타고 아동 교육만화 시리즈 전체의 인기로 이어졌다.

또 부와 행운의 비밀을 담은 '더 해빙'을 비롯해 투자 및 재테크 관련 도서를 찾는 독자가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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