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마음에서 어머니 마음으로 바꿔야…안보보단 안전"
"국민들은 '나라는 부강한데 난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것"
"계층이동 지수 만들고 정책 개발에 적용시켜 점수 매기자"
"재건축, 재개발 문제 놓고 국토부 장관과 토론하고 싶다"
"김종인 비대위 성과에 기대감 커…후한 점수 줄 수 있어"
[서울=뉴시스] 김지은 문광호 최서진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일 미래통합당의 재집권을 위한 방안에 대해 "아버지 마음에서 어머니 마음으로 바꾸면 될 것 같다"며 "나라 발전을 위해 노력한 우리 당이 이제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희망을 생각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이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다"고 단언했지만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앞으로 우리 통합당이 집권하려면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께 호소해야 하느냐하는 고민을 하고 준비해 봤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통합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변화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오 전 시장은 "우리 당 지지 성향을 보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런 책 제목에 동의 못 한다는 생각을 많이들 한다"며 "반면 우리의 관심사는 뭐였나. 부자 나라가 돼고 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었다. 이런 것들이 국민 마음과의 괴리를 낳지 않았는지 반성했다"고 했다.
이어 "요약하자면 우리나라는 3만 달러 이상 3050클럽에 7번째로 들어갔지만 국민들은 별로 고맙지도 자랑스럽지도 않다"며 "'나라는 부강한데 난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 전체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있다"며 "우리 국민에게 상류층이냐 중류층이냐 하류층이냐를 물었을 때 40퍼센트가 하류층이라고 본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오 전 시장은 대안으로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행복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아버지 마음에서 어머니 마음으로 바꾸면 될 것 같다"며 "국민 한 분 한 분은 안보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산업발전으로 국가를 운영했다면 근로자와 소상공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게 어떻겠나. 민주당은 이걸 간파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여기에 초점을 못 맞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가 이렇게 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대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비전으로 계층 간 이동을 위한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박탈감, 빈곤, 열등감에 빠졌는데 어떻게 희망을 드릴건가"라며 "희망 사다리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정책, 복지 정책, 노동 일자리정책에 있어 우리 당 비전이 국민께 체화되도록 전달될 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며 "국민께 교육, 복지, 노동, 경제든 간에 이른바 사회 유동성 지수를 개발해 계층이동 지수를 만들어서 이 사다리 지수를 모든 정책에 다 적용시켜 거기에서 후한 점수 받은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정책을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가장 실패한 게 두 가지. 첫째는 부익부 빈익빈"이라며 "부동산 가진 사람들은 눈 뜨면 몇천(만원)씩 자산이 불어난다. 안 그래도 박탈감 느끼는 국민들은 더 큰 박탈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신문을 보니 사전청약제도를 한다고 한다"며 "제가 보기엔 잘못된 길만 가고 있다. 3종 세트라 해서 분양가 공개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한 후에 분양제를 같이 가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시장 재직 시절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시행해 성공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또 "주변 신도시를 아무리 만들어봐야 안 된다"며 "강남에 (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 용산 정비창에 아파트 짓는 것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건축, 재개발 문제에 대해 국토부 장관과 토론하고 싶다"며 "집이 충분히 공급 되지 않고 있다. 빨리 해야 한다. 서울시에 땅이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국민 중 소득 하위 50%만 지원하는 안심소득제, 창의적 인재 문제해결형 인재 발굴 등도 제안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비정규직이 빛의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그걸 공공기관 정규직화로 해결하겠단 문재인 정부의 모습은 당랑거철(螳螂拒轍), 개똥벌레가 도끼 맛 보라고 덤비는 느낌"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다음 대선에서 (통합당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윤미향 건을 처리하는, 조국 건을 처리하는 행태를 보면 굉장히 오만해졌다"고 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표차는 얼마 안 났다. 100만표"라며 "이길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오 전 시장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 "겨우 연구소 발족해 준비하는 단계"라며 "당이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더 충실히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답했다.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서는 "비슷한게 많다"며 "앞으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비대위 출범에 후한 점수를 드리고 있고 올바른 방향을 잡아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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