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식중독 공포…소고기 완전히 익혀 먹어야

기사등록 2020/07/07 12:00:00

장출혈성 대장균, 어린이가 감염되면 '햄버거병' 위험

소고기는 75도에서 1분 이상 익혀먹고 육회·생선회 피해야

손씻기 생활화, 조리도구 소독 등 안전수칙 준수 필요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국내 유치원에서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이 집단 발생해 여름철 식중독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햄버거병은 주로 식품을 통해 감염되고 소아에게 특히 위험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집이나 집단 급식 시설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식중독의 일종인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생했다. 유치원 원아 및 종사자 202명 중 6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16명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단됐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오리건 주에서 오염된 소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 감염돼 햄버거병으로 불렸다. 햄버거병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2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일반적으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은 1-2주 정도 지켜보면 후유증 없이 호전되지만 소아와 노인층은 감염될 경우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단시간에 신장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고, 환자의 절반 가량은 투석 치료와 수혈이 필요하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고 설사, 복통, 혈변 등을 일으킨다. 주로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를 통해 주로 감염된다. 생선, 살균되지 않은 우유 등 유제품, 물, 오염된 퇴비로 기른 채소 등을 통한 감염도 발견된 적이 있다. 분변 등을 통해 사람 대 사람 간 감염도 가능하다.

보건 당국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예방을 위해 손씻기, 고기 충분히 익혀먹기 등 위생 수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장출혈성 대장균의 가장 중요한 병원소로 알려져 있는 소의 경우 가정이나 식당에서 충분히 익혀먹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식중독균 중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 균들은 대부분 열을 가하면 사멸된다"며 "소고기의 경우 중심 온도 70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좀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75도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를 기준으로 고기 내부가 붉은색을 띄는 '레어'는 49도, 선분홍색을 띄는 '미디엄'은 60도, 갈색까지 익힌 '웰던'은 71도까지 내부 온도가 올라간다.

햄버거병은 분쇄육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육류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집에 어린이가 있다면 붉은 빛이 돌지 않게 고기를 익혀먹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생선회와 육회 등 날음식은 피해야 한다.

또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소독해 사용하고 채소용, 고기용, 생선용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대장균이 사람 대 사람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음식 조리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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