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외출시 천 코까지 덮어주는게 나아"
2세 이상도 천·일회용 마스크로 충분
15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할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지만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가 호흡 곤란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돼서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할 때 KF80 마스크를 씌우는데 답답한지 계속 마스크를 잡아 빼서 진땀을 흘린다"며 "어른들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장시간 끼고 있으면 속이 답답하고 어지러운데 아이는 더 힘들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정부는 현재 2세 미만 유아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질식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그럴까. 전문가의 답변은 "그렇다"이다.
안종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교수는 7일 "24개월 미만은 질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등에서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마스크가) 완전히 덮으면 호흡하는 힘이 약해 질식의 위험이 있다"며 "물리적으로 숨을 막아버리는 원리가 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진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역시 "2세 미만의 영유아는 질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천 마스크를 쓰는 것도 권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의 소아과 전문의 단체도 유아의 마스크 착용 중단을 권고했다. 일본소아과의사회는 2세 미만의 유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을 어렵게 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마스크 자체나 구토에 의한 질식의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질식으로 뇌손상이 올 수도 있을까. 현재까지 의학계에 보고된 사례는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질식으로 저산소-허혈성 뇌손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질식이 결국 뇌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산소허혈증이 뇌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권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세 이상의 아이들은 어떨까. 두돌 미만의 아이들보다는 호흡기가 발달해 위험성은 낮지만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안 교수도 "호흡기 구조가 조금 더 발달하기 때문에 그러한 위험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학교 교실이나 유치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것이 감염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기 때문에 권고사항 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유아의 경우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경우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안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심할 때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손을 잘 씻고 (사람간) 2m 이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세 미만의 아이의 경우 외출이 필수적이라면 담요나 천을 코까지 덮어주는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영유아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아이들이 성인 기준으로 제작된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면 훨씬 더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KF94나 80 마스크를 답답해 한다면 천 마스크나 일회용 마스크 등을 착용해도 코로나19 예방에는 충분하다.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 덴탈마스크나 비말차단 마스크도 어느 정도 방역 효과를 갖고 있는 만큼 더운 여름철에는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KF94 마스크는 N95 마스크와 비슷한 차단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권유하지 않는다"며 "천 마스크나 덴탈, 비말차단마스크 등도 일상생활에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