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괜찮은 사람은 트럼프, 아주 좋은 사람은 비건"
"文대통령, 난공불락 백악관 치고 들어가 잘했다"
"백악관 보면 봉숭아학당…美, 믿을 수 있는 나란가"
"4차 북미회담, 美대선 활용 오해 때문에 쉽지 않아"
"한미연합훈련, 정부 딜레마 있어…입장 정리 필요"
문 특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똑같은 기록이어도 회고록은 주관적이라서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이고 한국 정부가 모든 걸 창작했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볼턴이 보기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장관은 북한이 말하는 대로 받아써서 대통령안으로 올린 상당히 나약한 협상가"라며 "볼턴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고 북에 대한 과도한 신뢰를 가지고 본인이 생각하는 게 잘 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고 해석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이유는 볼턴의 노력도 있지만 볼턴이 국내 정치를 교묘하게 활용한 것"이라며 "그걸 보면서 볼턴이 정말 집요한 사람이라고 느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 시각으로 보면 우리 대통령이 참 잘했다. 난공불락 같은 백악관을 치고 들어가서 그렇게 만들어내고 볼턴이 수문장 역할을 하는데 정의용 안보실장이 수문장을 뚫고 얼마나 노력했느냐"며 "볼턴은 편집증 환자다. 자기 이론 체계가 정확한데 그게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집요하게 추진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또 "백악관 결정사항을 보면 완전히 봉숭아학당이다. 어떻게 세계 결정을 그런 식으로 하느냐"며 "볼턴 같은 사람들은 자기 권한과 이념으로 뒤엎으려 하고 그런 싸움이 난장판이다. 정책결정이 이런식으로 혼란스럽고 예측불가능한데 미국을 믿을 수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비공개 강연에서는 8월에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한미 워킹그룹, 북미정상회담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강연후 기자들과 만나 "형식적 외교에서 벗어나 정책수립이나 의견을 모으는 것 이상의 실질적인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 초점을 맞춰서 풍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문 특보가) 트럼프의 인식이나 볼턴의 인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가지는 의견들을 냉정히 짚어주셨다"며 "냉정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북, 대미관계가 꽉 막혀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문 특보께선 안정 관리에 역점을 둘지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문재인 정부 향후 2년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미국 보수 내부에서 북미 재접촉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내에서 왜 북한을 외면해 북한이 중국 쪽으로 경사하게 만드냐, 그게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문제제기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강연에 참석한 의원들은 8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 현 정세에 악재로 작용할 부담에 대해서 언급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우리 정부가 가진 딜레마가 있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해서는 미국이 동의할 부분까지 연습·평가가 진행돼야 하는데 그걸 미뤄야 하느냐"면서 "또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도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워킹그룹 해체 주장까지 나오는 데 대해서 문 특보는 "양면성이 있다. 워킹그룹의 취지는 좋았다"면서 "다만 워킹그룹이 제재 이외의 부분까지 간섭하는 건 월권이다. 지나친 간섭은 취지에 맞지 않으니 이걸 감안하며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일외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문 특보는 "아베 정부가 바뀔 가능성이 있으니 일본의 입장을 고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대일외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낙연, 우원식, 김경협, 김한정, 이재정, 김민철 민주당 의원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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