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에 따르면 박형준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세상을 떠났다.
1938년 평안북도 삭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4 후퇴 당시 피난을 왔다. 서울공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재학 당시 미8군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1962년 손석우 작곡의 '소나무길'로 정식 데뷔한 뒤 대표곡인 '첫사랑의 언덕'(길옥윤 작곡)을 비롯 '쓸쓸한 크리스마스'(한동훈 작곡), '잊었던 마음'(김인배 작곡), '굳바이 서울'(손석우 작곡)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또 1963년부터 최희준, 위키리, 유주용과 함께 포클로버스 멤버로도 활동했다. 포클로버스는 미8군 출신이자 학사가수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각자 솔로로 활동하면서 상황에 따라 팀을 이뤄 무대에 서는 '따로 또 같이' 그룹이었다.
박형준은 1980년 12월에 발표한 '작은새'를 끝으로 1983년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시애틀로 이민했다. 현지 근교인 랜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박 평론가는 "'한국의 페리코모'라 불릴 정도로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창법을 구사했다"면서 "미8군 출신으로 작곡가 손석우 선생을 만나 데뷔, 가요계의 엘리트 코스 밟아온 박형준 선생은 가요계의 신사"라고 평했다.
특히 "학사 출신 가수이자 미8군쇼 출신으로 결성된 포클로버스 멤버로 활동하며 1960년대 우리 가요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던,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제2 르네상스'를 일으킨 주역"이라고 부연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은숙씨와 미영 주원 두 딸을 남겼다. 박 평론가는 "유족들은 고인이 말년에 한국으로 다시 오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 뜻에 따라 한국에서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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