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유럽연합(EU)과 중국이 22일(현지시간) 열린 화상회의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허위 정보 유포 등을 놓고 격돌했다. EU 지도자들은 화상회의 종료 후 이들 사안에 대해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2일 AFP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화상회의를 가졌다.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의했다.

EU 고위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홍콩 보안법 처리를 강행할 경우 중국과 EU 간 무역과 상호 투자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또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화상회의 종료 후 열린 기자화견에서 "우리는 중국과 불균형한 무역과 투자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포괄 투자협정을 채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측에 무역 관계 개선을 요구했다"며 "우리는 민감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중국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EU와 중국 간 포괄 투자협정 협상은 2014년 시작됐다. EU는 중국과의 협상에서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시장 개방, 투명성 확보, 유럽 기업들에게 공정한 조건이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EU 관리들은 지난해 중국이 협정과 관련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다.

미셸 상임의장은 "중국의 양보가 있으면 올해 안에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며 향후 수개월간 집중적인 협상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문제에 대해 "우리는 (중국에) 홍콩 보안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리는 홍콩의 높은 자치권과 자유 보장과 관련해 중국이 홍콩 시민들과 국제사회에 했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유럽의 컴퓨터 시스템과 병원들이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됐다"며 "우리는 사이버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포괄 투자협정 협상에서) 아직까지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다"며 "중국과 인권, 홍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대해서 순진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동의한다. 그도 같은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올해 안에 포괄 투자협정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과 EU 지도자들은 이번 화상회의에서 포괄 투자협정에 대한 진전을 이뤘다. 양측은 올해 안에 협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의 지도자들은 높은 수준의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공정 경쟁 규칙에 대해서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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