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에 '브렉시트 전환기 연장 안한다' 공식 확인"

기사등록 2020/06/12 22:37:04

국무조정실장 밝혀..."정치경제적 자주성 복구"

자치정부 수반들, 존슨 총리에 '전환기 연장' 촉구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직원이 영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브렉시트를 이행했다. 2020.02.0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영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연말 종료 예정인 브렉시트 전환기를 연장하기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 측과 브렉시트 공동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영국이 전환기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며 연장을 위한 시간은 이제 지냈다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며 "2021년 1월 1일 우리는 통제권을 되찾고 우리의 정치경제적 자주성을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올해 1월 31일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했다. 다만 12월 31일까지로 설정한 전환기 동안 EU와 현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협상하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과 마크 드레이크포드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은 1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 전환기 연장을 촉구했다.
 
두 수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브렉시트 충격까지 더해지면 더 큰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누구도 예측불가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입장을 바꿨다고 영국 정부를 책망할 자는 아무도 없다"며 "EU가 연장 요청에 열려 있다고 명시한 상황에선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영국과 EU는 코로나19 확산에도 화상으로 수차례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EU는 영국이 회원국 혜택을 그대로 누리려 한다고 지적했고 영국은 EU가 별도의 주권국인 영국에 자신들 규정을 강요하고 있다고 맞섰다.
 
EU는 협상 진전 여부를 고려해 전환기 1~2년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6월30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영국 정부는 '전환기 연장은 절대 없다'고 고집해 왔다. 그러면서 12월 전환기가 끝나기 전에 미래관계 협상을 끝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는 15일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미래관계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전환기 내 합의에 실패하고 협상 기한마저 연장하지 못하면 영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한다. 이는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혜택을 누리던 양측 사이 무역장벽이 세워진다는 의미로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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