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워싱턴DC 교구 주교 CNN 인터뷰
미국 예수회 사제 "성경은 소품 아냐" 트윗
2일(현지시간) 성공회 워싱턴DC 교구의 매리앤 에드거 버디 주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행사한 일정을 "가식(charade)"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가식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대통령에게 필요로 하는 건 영혼을 달래주고 우리가 이 순간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를 자주 찾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하게 말해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도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애도나 위로를 표현하기 위해 온 게 아니다. 슬픔을 나누거나 공원에 있던 수천명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온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당신을 보호해줄 것이며, 이 나라를 당신에게 가치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것이 지금 이 순간 영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우리에게 해줘야 할 말"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로 200년 넘은 세인트 존스 교회 건물 일부가 불탔다. 그는 "건물은 다시 지으면 되지만 죽은 사람의 생명은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마틴 신부는 "성경은 소품이 아니다. 교회는 사진 촬영용이 아니다"라며 "종교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 신은 당신의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일 백악관 연설을 통해 자신은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이후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갔다. 그는 교회 입장 전 성경을 든 손을 올리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나오기 전 백악관 인근에서 평화로운 시위를 하던 사람들에게 섬광탄, 고무탄, 최루탄 등이 발사됐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강경 진압을 강조해왔다. 이를 두고 인종차별 문제에 공감하면서 사회 통합을 아우르는 지도력이 상실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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