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기자, 흑인사망 항의 백악관시위대에 '봉변'

기사등록 2020/05/31 07:17:49

'플로이드 시위' 군중들, 취재막고 욕하며 쫓아내

"분명히 회사를 향한 분노였다" -기자

애틀랜타에선 CNN지사 공격당해

[워싱턴= AP/뉴시스]백악관 주변을 봉쇄하고 있는 워싱턴의 시위 진압 경찰벽 앞에서30일(현지시간) 한 시위대원이 항의의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날 시위는 전국 대도시에서 일어났고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서는 폭스뉴스 취재진이 군중에게 욕을 먹으며 쫒겨났다. 
[ 워싱턴=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사망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는 항의시위가 벌어진 워싱턴의 백악관 주변에서 30일(현재시간) 폭스 뉴스의 취재기자 한 명이 군중으로부터 욕을 먹고 취재를 방해 당한 채 쫒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시위 군중이 언론을 공격한 것은 이 곳 만이 아니다.  애틀랜타 시에서는 CNN지사가 들어있는 사무용 빌딩에 시위대가 밀어닥쳐 유리창을 깨고 곳곳을 파괴하는 사건이 있었고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는 경찰관 한 명이 TV뉴스 취재진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해  시경이 공식사과하기도 했다.

워싱턴에서 공격 당한 폭스 뉴스사의 를랑 비테르 기자는 혼비백산해 달아났으며 자신이 공격 당한 것은 분명히 폭스뉴스사를 향한 공격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 우리는 크게 한 방 먹은 것"이라고 AP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시위 현장을 취재 중이었는데 갑자기 일단의 군중이 공격해 오면서 취재를 중단시켰다.   그들은 폭스사를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사진기자 크리스티안 갈다비니와 함께 두 명의 보안군의 호위를 받으면서 라파예트 공원을 간신히 빠져 나왔다.

성난 군중은 잠시 후 추가 투입된 경찰 진압대에 의해서 해산되었다.

비테르 기자는 자기 복장이나 장비에는 폭스 뉴스 기자임을 식별할 만한 어떤 표시나 글짜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 도중에 한 남성이 끊임없이 어느 언론사 소속인지를 물었다고 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남자는 휴대전화로 검색해 비테르의 사진을 확인한 뒤 다른 시위대원들에게 폭스기자라고 외쳤다.

"그러자 시위군중 들은 그 때까지 외치던 항의 구호 등을 멈추고 원래 목표가 아닌 우리를 겨냥해 항의를 시작했다.  정말 그 때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고 기자는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2011년 이집트에서 '아랍의 봄' 민중봉기를 취재 할 때 시위대가 " 폭스 뉴스는 무슬림을 미워한다"고 외치면서 자신을 쫓아냈을 때와 비교했다.

비테르 기자가 공원에서 쫒겨나는 장면은  인터넷뉴스 '데일리 콜러'의 현지 기자가 추적 보도했다.  어떤 사람은 기자의 마이크를 빼앗아 등을 때렸다.  그를 쫓아낸 사람들 가운데 한 여성은 " 숨을 쉴수 없어요"라고 쓴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 말은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이 무릎으로 목을 누르고 있을 때 플로이드가 숨지면서 한 말이다.

비테르 기자는 데일리 콜러가 현장을 녹화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카메라 기자의 장비는 산산히 부서졌다. 그는  " 그 사람들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짓을 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미디어 사의 수전 스캇 CEO(최고경영자)는 30일 트위터를 통해 앞으로 취재진의 보호를 위해서 특별히 모든 필요한 세부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편 전 날인 29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현장을 취재하던 CNN의 오마 히메네스 (흑인)기자와 2명의 팀원이 밤샘 농성을 취재하던 중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바로 풀려났다.  팀 월츠 주지사는 CNN사에 공식 사과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30일 스웨덴 기자 한 명도 시위를 취재하던 중 허벅지에 경찰의 고무탄 2발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고 노르웨이 신문 VG가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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