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전환기 2년 연장할 수 있어"...영국은 '노'

기사등록 2020/05/28 03:53:11

EU 협상대표 "6월 말까지 결정해야"...영국 정부 "연장 없다 확고"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직원이 영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브렉시트를 이행했다. 2020.02.0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은 2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영국이 원한다면 연말 끝날 예정인 브렉시트 전환기를 2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여전히 "연장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AFP, AP, ITV 등에 따르면 EU의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영국 야권 지도자들의 전환기 연장 요청에 대해 "EU는 항상 이 문제에 열려 있다고 말해 왔다"며 "양측 합의에 따라 1~2년까지의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전환기를 연장한다면 당초 밝힌 대로 6월 30일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올해 1월 31일 공식적으로 브렉시트를 이행했다. 다만 12월 31일까지인 전환기 동안 EU와 현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협상한다.
 
바르니에 대표의 '전환기 연장 가능' 확인에 영국 야권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EU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이언 블랙포드 하원 원내대표는 "코로나19 위기에 브렉시트 위기를 얹는다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유럽 담당 총리 보좌관은 27일 의회에서 "전환기 연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정책"이라며 "요청이 와도 우리는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존슨 총리가 다음달 전환기 연장 여부 결정일이 오기 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과 EU는 코로나19 사태에도 화상으로 브렉시트 미래 관계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양측 협상대표 모두 코로나19 증세로 한때 자가격리 됐었고 존슨 총리는 지난 4월 병원 신세까지 졌다.
 
전환기 안에 미래관계 합의에 실패하고 협상 기한마저 연장하지 못하면 영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는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혜택을 누리던 양측 사이 무역장벽이 세워진다는 의미인 만큼 경제적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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