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준동해 역사왜곡…검찰 압수수색 유감"
與, 윤미향 직접 언급 삼간 채 측면지원 나서
先 사실확인 기조 유지…"사실 검증 후 대응"
이해찬 "개별의견 말라" 尹 사퇴론 제기에 '함구령'
간담회 연기하며 2주째 '침묵'…'신중 기조' 주도
[서울=뉴시스]정진형 윤해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2일 윤미향 당선인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선(先) 사실확인'이라는 신중 기조를 유지한 채 측면 엄호를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나아가 당내에 윤 당선인 논란에 대한 함구령을 지시하기도 했다. 최근 당내에선 윤 당선인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사퇴론이 제기된 바 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의연 윤미향 당선인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사실관계 확인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틈을 타서 역사 왜곡을 시작하는 반민족적 반역사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최고위원은 "일본군 성노예 강제동원 피해를 부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선동하고 있다. 이에 일본 극우신문까지 가세했다"며 "당차원에서 허위 조작 정보 생산, 유통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형석 최고위원도 "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이 있다고 해서 위안부 인권 운동과 역사 왜곡 행위를 부정하려는 극우세력의 준동은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가세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있는 마포 쉼터 만큼은 자료를 임의 제출하도록 합의한 바 있는데 변호인과 활동가들이 미처 대응하지 못하는 오전 시간에 할머니들이 있는 곳에 영장을 집행 하러 온 검찰의 행위에 정말 유감을 표한다"며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냐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남 최고위원은 한국공인회계사회를 통한 정의연 외부 감사가 불발된 데 대해선 "굳이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에 대해 정말 아쉽고 유감을 표한다"며 "어떤 민간단체가 자체적으로 투명하게 하겠다고 국민에게 통보하고 명시적으로 밝힌 마당에 이렇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우려된다"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20~30년 동안 우리가 아무도 주시하지 않을 때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혼자서 감당을 해왔다"며 '엄청난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설 최고위원은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선 "어쨌든 검찰수사를 하고 있다. 압수수색도 했고 그랬기 때문에 검찰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윤 당선인 본인이 변소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렇구나, 이해가 간다', 이런 내용들이 대부분, 꽤 많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당선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정의연을 둘러싼 공방과 검찰의 압수수색을 비난하는 형태로 '측면 지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허윤정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행정안전부 등 제3의 기관의 사실검증이 확인돼서 내용이 낱낱이 밝혀지면 그에 응당한 대응을 하겠다"며 "방향과 진행 상황에 대해 결론을 지었다"고 전했다.
허 대변인은 "관련해서 디테일한 보고 자료를 이 대표가 봤고, 관련해 많은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에서 관련 팩트들이 정확히 다 확인되고 난 이후에 이 건을 논의하거나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이후에 과정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건 바이 건으로 대응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윤 당선인이 제출한 개인 소명자료를 포함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종래의 '선(先) 사실확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쐐기를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또한 비공개 회의에서 "일희일비하듯 하나하나 사건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중심을 잡고 지켜보고 사실관계를 다 확인해서 당의 의견을 내는 것"이라며 "개별적으로 의견들을 분출하지 말라"고 당내에 지시했다고 이형석 최고위원은 전했다.
이는 정의연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당내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의원직 사퇴 요구가 제기되는 것에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중진 김영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이 인정한 일부 문제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선인 신분에서 사퇴하고, 원래의 운동가로 돌아가 백의종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며 당내에선 처음으로 사퇴론을 꺼냈다.
이 대표는 당초 내주 26일 열기로 했던 정례 기자간담회도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상황을 이유로 한 주 연기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 당선인과 정의연 관련 의혹을 제기한 이래 2주째 관련 내용에 대한 공개 발언을 삼간 채 침묵을 이어가면서도, 비공개 회의에선 당내 '신중 기조'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지난 5·18 40주기 추도식에 이어 20일 국회사무처가 주관해 열린 초선 의원 의정연찬회에도 불참한 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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