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반대대책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승인 불허해야"

기사등록 2020/05/22 12:26:40

사업 변경 계획 승인 불허 촉구 기자회견

"쫓겨난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병의 원인"

난개발 막고 생태지향적 관광 지향해야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과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테마파크 사업 변경 승인 불허를 촉구했다. 2020.05.22.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 곶자왈 중심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두고 테마파크가 인수공통감염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며 원희룡 제주지사가 사업 변경 승인을 불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과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직접적인 통로가 될 수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변경 승인을 당장 불허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반대위는 "세계 유수의 바이러스 연구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원인을 인간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해 침범함으로써 쫓겨난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해져 발생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예정지는 중산간 선흘과 교래를 연결하는 대규모 곶자왈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며 “팔색조, 긴꼬리딱새, 두견이, 비바리뱀, 오소리 등 수많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생물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곳마저 대규모 난개발로 단절되고 파괴된다면, 야생동물들은 서식처를 잃게 될 것이며,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며 “제주도가 인수공통감염병 재앙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바이러스와 인수공통감염병을 막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과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원희룡 제주도정은 난개발이 아닌 새로운 생태지향적 관광의 방향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159번지 일원 58만1841㎡에 1684억원을 투자해 호텔(1동·76실)과 맹수관람시설, 동물병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테마파크에서 사육되는 동물은 사자 30마리, 호랑이 10마리, 불곰 12마리, 꽃사슴 100마리 등이다.

2005년 제주 조랑말 테마파크로 계획된 이 사업은 2016년 대명기업이 인수한 뒤 동물테마파크로 사업 계획을 변경했고, 지난해 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환경보전방안 이행계획서를 대면 검토한 바 있어 사실상 제주도의 승인만 남겨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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