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 비난 가능성 커"
검찰 "반성과 부끄러움 없는 태도로 일관"
유재수 "서로간 정을 주고 받았던 것일뿐"
조국 등 유재수 '감찰 무마 혐의' 재판 중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2일 오전 10시 뇌물수수,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다"며 "벌금 9000만원을 선고하고 4200여만원을 추징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수뢰후부정처사는 무죄로 봤지만,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일부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뇌물범죄는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은 금융위 공무원인 피고인이 금융위에게 직간접적 영향력을 받는 회사를 운영했던 공여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적지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관계가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고 사적인 친분관계도 이익 등 수수의 큰 이유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으로서는 공여자들이 사적 친분관계에서 선의로 재산상 이익 등을 제공한다고 생각했을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과 공여자들간에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직무관련성에 대해 "피고인이 근무한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 내지 신용정보업 등과 관련해 인허가, 관리 등 법률상 포괄적 권한을 갖고 있었다"며 "피고인은 공여자들에게 뇌물을 수수하기 전에 그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직무를 일부 담당한 적이 있다. 공무원의 통상적 인사이동에 따라 언제든지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소관 부서로 이동하게 될 개연성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공여자들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금융위 공무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충분했다"며 "공여자들 회사에 대해 포괄적 권한과 금융위와 회사간 업무적 밀접성, 피고인의 경력이나 지위를 보면 직무관련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가성에 대해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에는 사적 친분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피고인과 공여자들간에 알게 된 경위, 피고인과 공여자들의 지위 또 피고인의 요구를 받고 재산상 이득을 제공했던 점과 어느 정도 도움을 기대했다는 일부 공여자들의 진술을 볼 때 특수한 사적 친분관계만으로 인해 이익이 수수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재판부는 직무와 수수된 이익상에 전체적으로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혐의별로 보면 공여자 4명 중 최모씨가 유 전 부시장에게 제공한 책값 명목 현금수수, 오피스텔 사용대금, 항공권 대금 대납, 골프채 수수는 다 유죄로 인정됐다.
공여자 윤모씨의 2억5000만원 무이자 차용 및 천만원 채무면제, 현금수수, 책 구매 대납은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윤씨가 유 전 부시장 아들 두 명에게 준 200만원 수표와 유 전 부시장의 명절선물 대납은 무죄로 봤다.
공여자 정모씨의 항공권 대납은 유죄, 유 전 부시장 아들 인턴십 기회 수수는 무죄로 판단했다.
공여자 김모씨의 골프텔 무상제공, 책값 대납은 유죄로 봤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당시 구형의견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청와대 감찰반 감찰 이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고도 자중은커녕 이전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모습을 보였다"며 주장했다. 그러면서 약 4700만원의 추징 명령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정책국장,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인 2010년 8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직무 관련 금융업계 종사자 4명에게 47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에는 2017년 1월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최모씨에게 친동생의 취업청탁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한편 조 전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은 유 전 부시장의 이 같은 비위 의혹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지난 2017년 친문(親文) 인사들로부터 유 전 부시장 비위 감찰 중단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해 감찰이 무마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