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관련 징역 25년, 직권남용 징역 10년 요청
검찰 "국민에게 받은 권력 사익추구 수단 사용"
박근혜, 이날도 재판 불참…7월10일 선고 예정
변호인 "무죄 판단 구해…사익은 취한 적 없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도 불출석했고, 별다른 의견도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7월10일 선고를 내린다.
검찰은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재직 중 뇌물 관련 혐의에 대해 징역 25년을, 뇌물 이외의 직권 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뇌물 혐의 관련 벌금 300억원과 추징금 2억원을, 직권남용 관련 추징금 33억원을 각각 요청했다.
검찰은 최서원(64·개명 전 최순실)씨와 관련한 국정농단 뇌물 혐의에 대해 "국민의 대통령임에도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자신과 최서원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사용했다"며 "청와대 안가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기업 총수들과 현안을 해결하며 정경유착을 보여줬으며, 국민 공적권한을 사유화했고, 사적 이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은 공무원들을 사직시키는 등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활비 의혹에 대해서도 "임명권자이자 지휘권자인 대통령과 자금의 은밀한 운영이 허용되는 국정원장 사이에 이뤄진 내밀한 불법"이라며 "직무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고, 국가안보 버팀목인 국정원 특활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해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잘못을 단 한 순간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했다. 사법절차도 부인하고 있다"면서 "한법과 법률에 따른 양정을 통해 헌법의 평등가치를 구현, 우리사회에 법치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심리가 마무리됐지만, 여느 때처럼 피고인석은 비어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단계에서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 지난 2017년 10월16일부터 재판에 불참하고 있다. 이날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통상 결심공판에서 진행되는 피고인 최후진술도 생략됐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은 수사기관에서 일관적으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며 "변호인도 이러한 의사를 바탕으로 무죄 판단을 구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은 국민 행복을 위해 노력했고, 이 사건 이전에는 부패에 연루된 적도 없다. 국정논단으로 사적 이득을 취한 적 없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며 "최서원을 신뢰했지만, 최서원이 믿음을 저버리는 것을 알지 못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이 큰 정치적 책임을 졌고, 장기간 구금돼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와 국정원 특활비 혐의를 함께 심리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24)씨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고, 2심은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유죄 인정해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으로 형을 가중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한다며, 원심에서 경합범으로 합쳐 선고한 만큼 다시 판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총 36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있다.
1심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뇌물 혐의는 무죄로 봐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국정원장은 회계관리직원이 아니다'라는 판단으로, 일부 국고손실 혐의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인정해 징역 5년에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
반면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국정원장은 회계관리직원에 해당한다'며 원심에서 무죄로 본 국고손실 혐의를 모두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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