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자유당 창당주석 앨런 리 사망…향년 80세

기사등록 2020/05/20 00:23:27
[홍콩=AP/뉴시스]홍콩 경찰이 11일 새벽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지난해 수개월 동안 홍콩을 마비시켰던 민주화 운동이 최근 몇 주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 숫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200여명이 체포됐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2020.5.11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홍콩 자유당 창당주석인 앨런 리(李鵬飛)가 지난 15일 향년 80세로 사망했다고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9일 가족들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친기업 정치인이지만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중국 산둥성에서 이주한 기업가 출신인 그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인 지난 1978~1997년 입법회 의원을 역임하며 홍콩 정계의 중진 역할을 했다. 1993년에는 기업가들을 중심으로 한 자유당을 창당했다.
 
앨런 리는 지난 1983년 청년 대표단 12명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홍콩의 정치, 경제제도가 합치될 때까지 영국의 통치를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는 앞서 홍콩 이양 이후에도 홍콩의 영국 행정부를 인정할 것을 중국에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중국 정부가 앨런 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그의 베이징 방문은 홍콩의 미래에 대한 중국과 영국간 회담으로 이어졌고 홍콩의 정치와 경제제도 유지를 보장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틀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SCMP는 앨런 리가 중국 정부로부터 잠재적인 홍콩 지도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보편적 참정권을 옹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98년 선거 패배로 자유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홍콩에서 보편적 참정권을 조기 도입하기 위한 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에게 송환법을 공식 철회하고 시위대와 대화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홍콩정부를 대표해 "앨런 리가 사회를 위해 수년간 봉사하면서 정계에 큰 영향을 줬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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