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윤미향, 日사사에안에 곤혹스러운 표정…제가 순진"

기사등록 2020/05/19 17:30:17

"문닫을 준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윤 당선인) 위안부 마케팅으로 정치적 흥행"

"이용수 할머니, 우리 사회의 성역 하나 허물어"

"공직자는 정의기억연대에 찍히면 신세 망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142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8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참가자들을 안아주고 있다. 2020.01.0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진보-보수 정부를 오가며 북핵·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복잡한 현안을 협상한 천영우 청와대 전 외교안보수석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기부금 부실관리 의혹을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우리 사회의 성역 하나를 허물었다"고 평가했다. 

천 전 외교안보수석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천영우TV’에서 "(윤 당선인이) 위안부 피해자 마케팅으로 정치적 흥행을 누려 왔다"며 "법 위에 군림하는 이런 사람들 잘못 건드렸다가 토착 왜구로 몰리면 그 후환을 아무도 감당 못 한다. 아무도 감히 할 수 없는 큰일을 할머니가 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전 수석은 "(정의연·윤미향 관련 비판적 내용을) 보도하거나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성역이었다. 친일 프레임에 걸리면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런 불편한 진실은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 밖에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직자는 정의연에 찍히면 신세를 망친다"고도 했다. 

천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2년 초 윤 당선인을 만난 일화도 소개했다. 일본 정부가 당시 제시한 위안부 해법인 사사에(佐佐江)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는 "2012년 일본과 위안부 문제 해법을 협의하며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 뵌 적이 있고, 당시 정대협 대표이던 윤미향 씨도 만나본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일본 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정부는 앞서 2012년 초 이명박 정부와 비공개 협의에서 사사에(佐佐江)안을 한일 위안부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안은 인도적 차원의 조치에 더해, 일본 총리의 서한을 주한 일본대사가 할머니들에게 전달하는 정도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갈음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은 당시 외교안보 분야 실세로 통하던 김태효 전 대외전략 비서관의 지지를 받았으나, 일본 정부 차원의 책임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국 유야무야 됐다.

천 전 수석은 "위안부 문제가 이렇게(사사에안으로)라도 해결되면 정대협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윤미향 대표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며 "제가 너무 순진했던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그 때까지만 해도 정대협이 순수한 마음으로 위안부 이익을 대변하는 줄 알고 있었는 데, 윤미향 대표의 표정을 보고서야 정대협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구나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는 나쁠 것이 없지만, 정대협으로서는 '당신들 이제 할 일이 없어졌으니 문닫을 준비를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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