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S미술품가격지수' 2005~2019년 작품가격 분석
15년간 분석해보니 가격지수 263.06...평균 2.63배↑
2006년 8호 '점'시리즈 5000만→2015년 1억8000만원
'바람' 100호 2006년 1억3000만→2019년 3억4000만원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뉴시스는 미술품의 투명한 유통 거래를 위해 국내 블루칩 작가 5순위의 각 작가별 최고가 작품을, 같은 크기와 시리즈별로 비교 분석해 작품가격을 매주 소개한다.
뉴시스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는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함께 2019년 국내 미술품 경매사 낙찰총액 기준 상위 5순위 작가의 작품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봤다. (▲1위 김환기(250억원), ▲2위 이우환(134억원), ▲3위 박수근(60억원), ▲4위박서보( 45억8000만원), ▲5위 김창열(28억3000만원)순이다.)
작품가격 지수는 국내 경매시장이 활성화된 지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낙찰가를 분석했다.
국내 8개 경매회사에서 거래된 작품 가격을 종합했다.여기에 'KYS미술품가격지수'를 적용한 결과, 낙찰총액 순위와 달리 작품가격지수는 뒤집어졌다. 1위는 박서보(712.34), 2위는 김환기(268.27), 3위는 김창열(264.25), 4위는 이우환(263.06), 5위는 박수근(85.3) 순으로 집계됐다.
'KYS 미술품가격지수'는 비교 기간의 시작점(2005년) 기준을 100으로 정해, 2019년 현재 시점과 비교한 작품가격의 변동 폭을 분석한다. 712.24로 1위인 박서보의 가격지수는 지난 15년간 7.12배, 2위 김환기의 268.27 지수는 2.6배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가격지수는 동일한 재료로 비슷한 주제를 그린 10호 크기 작품을 기준으로 호가(미술품 거래 최소 단위)를 산정한 것이다. 경매시장에서 가장 선호 받은 ‘주제-바탕재료-크기’ 등 작품의 특성까지 고려한 작품 가격 평균지수라는 점에서 시장 경쟁력까지 가늠해볼 수 있다. 1위 박서보, 2위 김환기, 3위 김창열에 이어 4위인 이우환(263.06)의 인기 작품 가격을 공개한다.<편집자주>
◆'한국 추상미술 거장' 이우환(84)= 2019년 호당가격은 1475만원. 국내 생존 작가중 가장 비싼 작가다. 지난 5년간 '바람 시리즈'가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다. 김환기에 이어 낙찰총액 2위에 올라있다.
이우환의 최고가 작품은 16억6100만원에 팔린 1990년 제작된 '바람과 함께(With Winds)'로, 2017년 3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낙찰됐다. 가로지르는 붓질과 파묵의 효과가 바람의 자유로움을 극대화하여 '바람 시리즈'의 완성형으로 평가 받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우환의 작품은 점(From point)과 선(From Line)도 인기지만, '바람(With Winds)'이 강세다. 이전 점과 라인이 주로 팔렸지만, 2016년 위작 사태가 터지면서 '따라 그리기 어렵다'는 '바람 시리즈'로 컬렉터들이 눈길을 돌리면서다.
이우환 작품은 2005~2006년까지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가 2007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판매고가 이뤄졌다. 2007년 이탈리아 베니스 팔라조 팔룸보 포사티(Palazzo Palumbo Posatti)의 전시(6.8-11.21)를 통한 해외 인지도가 크게 작용했다.우리나라의 화가로는 유일하게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 협력전’에 초대받았고, 당시 현지 언론도 ‘가장 눈여겨 볼만한 전시’로 주목했다.
이 전시를 통해 일본 나오시마의 이우환미술관 건립(2010.6.15)이 추진되었고,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의 전시(2011.6.24.-9.28)가 논의되면서 세계 미술시장에도 부상했다. 이후 한국의 단색화 붐과 함께 부각되어 해외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2019년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메츠와 상하이 분관 전시를 비롯해 뉴욕 디아비콘미술관에서의 ‘관계항’ 전시, 워싱톤DC 허시혼박물관의 야외 전관에서의 전시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갤러리의 초대로 작품 판매 또한 중흥기를 맞게 되었다.
▲이우환 가격 지수는 263.06. 평균 2.6배 증가
이우환의 작품 주제는 점, 선, 바람, 조응 시리즈로 구분된다. 2013년대까지는 구작인 '점'과 '선'시리즈가 상대적으로 신작인 '조응' 시리즈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지만, 점차 '바람' 시리즈와 '조응' 시리즈가 상승세를 보였다.
2006년 기준으로, 작품가격을 비교해보니 2019년 가격지수는 263.06. 지난 13년간 평균 2.6배 올랐다.
가장 인기 작품-크기인 '점' 시리즈(8호)는 3.6배, '선' 시리즈(30호)는 1.9배, '바람'시리즈(100호)는 3.9배, '조응' 시리즈(100호)는 1.1배가량 가격이 뛰었다.
이우환의 작품가격을 주제별로 비교한 결과, 8호 '점' 시리즈의 경우 2006년의 평균 낙찰가격이 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 3억3000만원으로 상승한 후 하향 보합세가 진행됐다. 2015년에는 1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선’ 시리즈의 경우 2006년에 비해 2019년에는 1.88배 상승했다.
‘바람’ 시리즈와 ‘조응’ 시리즈의 가격 상승 폭은 2007년 가파르게 오른 후 하락하다가, 최근 3~4년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진위 논란의 여파가 남아있음에도 시장에서의 가격 기반은 매우 견고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30호 크기 ‘선’ 시리즈 가격이 100호 크기의 ‘바람’과 ‘조응’ 시리즈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 작품 주제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기준 연도 최고가 VS 최근 거래된 작품 최고가 작품 비교
이우환의 비교적 작은 크기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8호 '점'시리즈 'From point'는 2006년에 3500만원에서 6500만원 사이에 거래되었지만 2007년에는 3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급등했다.
전반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는 30호 크기 '선' 시리즈의 경우 2006년 최고가는 3억 2000만원이었자만, 2019년에는 6억원에 거래되어 1.88배의 가격 상승곡선을 보였다.
2016년 이후 꾸준한 상승보합세를 이어가는 '바람'시리즈는 2006년 최고가 작품은 'With Winds'로 1억 3000만원이었고, 2019년 최고가는 3억 4000만원에 거래되며 2.6배의 가격차를 나타냈다.
100호 크기의 '조응' 시리즈의 경우 2007년 최고 낙찰가는 4억 6000만원, 2019년의 최고가는 4억 8000만원으로, 10년이 지났음에도 작품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미술시장에서 이우환의 작품 크기는 100호와 150호를 가장 선호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작가의 지난 5년간 최고가 10순위를 살펴보면 150호가 5건(1·4·5·7·8위), 100호가 2건(2·3위) 등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외에 2016년에 나란히 40호(9위)와 80호(10위)는 선(From Line)시리즈라는 점에서, 완성도 높은 100호 이상의 대형 '선 시리즈' 작품이 출품될 경우 또 한 번의 최고가 낙찰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우환의 더욱 많은 작품 가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K-Artprice(k-artprice.newsis.com)'는 국내 경매사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국내외 주요작가 200명의 작품가격을 제공한다. 작가당 5년간 거래 이력이 담긴 2만2400점의 가격을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