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경비원, 갑질 의혹 주민에게 고소까지 당했다

기사등록 2020/05/11 10:39:18 최종수정 2020/05/11 23:44:39

10일 '억울하다' 유서…극단 선택

입주민들 "폭언·폭행 있었다" 의혹

"고소한다는 말에 힘들어해" 호소

경찰 "모욕 건, 공소권 없음 될 듯"

[서울=뉴시스] (그래픽=뉴시스DB)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해당 입주민이 이 경비원을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27일 A아파트 입주민 B씨가 50대 후반 경비원 최모씨를 상대로 한 모욕 혐의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B씨는 지난달 29일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씨는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한 입주민은 "최씨는 경찰서에 가 본 적도 없는 분으로 안다. 자신이 피해를 봐 경찰서에 고소하는 것도 참 무서워하셨다"고 말했다.

이 입주민은 "B씨가 최씨에게 '고소하겠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옛날 진단서를 가지고 자신이 맞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면서도 B씨가 '고소한다'는 말에 참 힘들어하셨다"며 "폭언은 물론이고 폭행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달 21과 27일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B씨와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민은 B씨가 지난달 28일에 최씨의 근무복 모자챙으로 코를 수차례 쳤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혐의로 고소된 건은 (최씨 사망으로) 향후 공소권 없음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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