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여고 교사, 기술가정 교과 수업
민감한 내용 담긴 심리검사 진행했다 사과해
학교측 "심리학 도구 그대로 활용…징계 안해"
4일 시교육청, A고교에 따르면 이 학교 B교사는 지난달 20일 1학년 대상 기술·가정 과목 중 '끌림의 시작 사랑, 가족의 시작 결혼' 단원을 가르치면서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유형별로 알아보자며 심리검사를 제시했다.
설문조사는 총 50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신의 생각과 일치될 때 고르도록 하고 있다. 이 중에는 '첫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때 성기에 뚜렷한 반응이 오는 것을 느꼈다'는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학생, 학부모 등으로부터 문제가 제기되면서 A고는 심리검사 하루만인 지난달 21일 대책회의를 소집한 뒤 해당 원격수업을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 해당 단원은 등교가 재개되면 다시 가르치되 문제가 된 심리검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A고는 같은 날 학부모 가정통신문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냈다.
이 관계자는 "결혼의 중요한 과정인 배우자 선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인식수준을 파악하고자 심리학자의 도구를 활용했다"며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허용하고 반응을 보면서 적절히 조절을 해 가며 수업을 해야 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등교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B교사에게는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주의 조치를 주는데 머물렀다. A고 관계자는 "(B교사는) 존 앨런 리가 저술한 'Colours of Love: An Exploration of the Ways of Loving'의 번역서(사랑의 의미)를 보고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말씀드렸고, 징계를 해야 할지 여부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전문가 자문을 받은 뒤 이를 근거로 교육과정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검사지에 상당히 거친 문항들이 있었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성에 대해 자가진단을 하는 해당 교육과정이 고1 과정에 꼭 필요한 내용인지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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