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어디까지 해봤니…"금융거래 영역 확장중"

기사등록 2020/05/02 06:00:00

단순 입출금부터 인증서 없이 투자까지

빅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 다각화 검토

온라인 문턱 낮추고 100% 비대면 준비

'비대면 거래'도 고객 신뢰 확보가 관건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un-contact·비대면) 활성화로 금융거래 영역이 확장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계좌 개설, 상품 가입, 입출금·송금 등 상당수 금융거래가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에서 가능하다. 공인인증서 없이 거래가 가능한 업체도 있다.

온라인 금융거래 확대는 금융회사들이 갈수록 점포수를 줄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금융거래에서 일정 부분 대면거래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경우 거래금액이 고액인 데다 관련 규제가 많아 대출하는 입장에서도, 받는 입장에서도 직접 눈으로 보고 안심하는 편이다. 법률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전산화하는 데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7일 주담대 상품 출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주담대 모든 절차를 비대면으로 개발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복잡한 규정이 얽혀 있어 더욱 어렵다"며 "세계의 어느 은행도 아직 완전 비대면으로 주담대 상품을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서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이야기하기에는 매우 이른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건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꿔놨다는 점이다. 금융회사는 코로나19 관련 지원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비대면 신청이 가능한 점을 강조해왔다. 감염 예방 목적도 있지만, 얼마나 디지털 서비스가 앞서가는지 보여주는 계기도 됐다.

당장은 아무래도 신규사업자들의 언택트 노력이 돋보인다. 온라인투자연계(P2P) 금융기업 렌딧 등은 온라인 거래를 전제로 한 사업인 만큼 빅데이터 분석 기반 신용평가모델을 만드는 등 간편 투자를 지향한다.

금융플랫폼 토스 등은 신용등급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신용평가(CB)사 신용등급 평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사용자들의 빅데이터를 확보해 서비스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자금 조달 문제만 해결되면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신한금융이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각 그룹사 최고경영자(CEO)가 미래에 꼭 필요한 디지털 핵심기술을 하나씩 전담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끄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은 주요 자회사 임원들이 디지털 서비스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인사이드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디지털 멘토 직원들과 외부전문가가 경영진을 교육한다. KB금융은 KB스타터스를 선정해 스타트업의 연구개발을 후원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나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고객들이 와닿게 언택트 거래 문턱을 낮춘 은행들도 있다. SC제일은행은 모바일·인터넷뱅킹 펀드상품 가입 최저금액을 1만원으로 낮췄다.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손쉽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던 투자전략 세미나 '웰쓰케어 세미나'도 최근 '웰쓰케어 웹 세미나'로 확대했다.

향후 비대면 거래는 대면 거래 못지않게 고객들의 신뢰를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P2P금융업계에 따르면 언택트 거래를 선호하는 투자자들도 연체율이 치솟는 등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직접 본사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면해서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업체에 대한 인식이 나아진 경우가 많아 업체들도 미리 연락하고 내방하는 투자자들을 마다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P2P금융 관련 커뮤니티에서 모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투자설명회도 여러 차례 개최했다.

한 P2P금융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투자자들이) 직접 나서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도 "회사로 직접 찾아온 경우는 투자금액이 큰 법인투자자나 고령층이 대부분이고, 30·40대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비대면이 불가능해보이는 상품군도) 아예 비대면 검토를 안 할 수 없는 게 신규사업자들이 치고 나올 것이라는 긴장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이전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이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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