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압박에 보고서 수정說 일파만파…회원국들 "해명하라"

기사등록 2020/04/28 13:30:00

EU "관련 의혹 전면 부인"

중국 외교부 "우리는 가짜뉴스 피해자"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허위 정보 유포 행위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중국의 압력으로 수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제의 보고서를 작성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향해 EU 회원국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EU 외무장관 회의서 발언 중인 보렐 대표의 모습. 2020.4.28.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허위 정보 유포 행위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중국의 압력으로 수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EU 회원국이 발칵 뒤집혔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문제의 보고서를 작성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향한 EU 회원국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의원인 네덜란드의 바트 그루트하위스는 보렐 대표에 공개 서한을 보내고 "중국의 압력에 의해 내용이 변경됐다는 증거가 있다"며 "공식적이고 완전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루트하위스 의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EU는 사실상 (중국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고서의 초안에는 중국 정부의 거짓 주장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예를 들면 중국 정부가 '프랑스 정치인 80명이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종장을 폄하하기 위해 인종차별적인 비난이 포함된 서명에 의결했다'는 소문을 퍼트린 것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EU 고위관계자들은 독립적으로 사실을 분석해내야 한다며 "중국은 군사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더욱 번영하고,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그들이 EU의 내부 정치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고 했다.

그루트하위스 의원은 "EU가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향후에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앞서 24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 정부의 거짓 주장과 음모론 배포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압력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삭제하거나 표현을 순화했다고 보도한 바있다.

EU 집행위원회의 외교·안보 정책 담당 대변인인 피터 스타노는 보도가 나온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의 보고서가 외부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반박한다"고 해명했다. 또 EU의 보고서는 두 가지 버전으로 발간이 됐고, NYT가 초안이라고 밝힌 보고서는 EU 관계자들을 위해 내부용으로 작성된 것이며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외부 발간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겅상(耿爽) 외교부 대변인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은 어느 누군가, 혹은 어느 기관에 의해 위화감을 조성하고 확산하는 데 반대한다"며 "중국은 가짜뉴스의 시작점이 아니라 피해자"라고 EU의 보고서 자체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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