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알릴레오' 막방…"안철수, 민주당 발전에 큰 공"

기사등록 2020/04/21 21:37:29

"자유롭게 개인 비평 할 수 없겠다 싶어 그만두기로"

"민주당 당원도 아닌데 견해 표명 각색되거나 왜곡"

"與 혼자 180석보다 파트너로 채우는 게 좋다고 봐"

"에너지 도달 수위 가늠 못하면 김문수·차명진 돼"

"홍준표, 보수에서 제일 귀여워…의뭉스럽지 않아"

"안철수가 당 만들어 싹 모시고 나간 분들 원외로"

"민주당 수질 4급수에서 2급수로 단박에 올라가"

"달리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모든 임무 마치셔"

[서울=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라이브' 시즌 2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출처 = 알릴레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라이브'의 막방을 알리며 "(총선에서 범 진보) 180석 희망사항(을 말한) 건이 터지고 나서 여러 얘기가 나왔다"며 "더 이상 이걸 하면 안 되겠다, 진짜 잘못하면 의도하지 않은 민폐를 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알릴레오 라이브'에 출연해 "정말 힘들게 4년을 노력해 선거에 나왔는데 제 말 때문에 낙선했다고 느끼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저로서는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느꼈다"며 "이렇다면 자유롭게 개인적으로 비평을 할 수 없겠구나 싶어 그만두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제가 무슨 말을 하면 저는 민주당 당원도 아닌데 민주당과 청와대에 관계 있는 어떤 견해 표명으로 각색되거나 왜곡되더라"며 "제 비평을 종편에서 비평하는 것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 마음대로 비평을 못하고 검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때로 다수의 동의를 못 받는 경우에도 여러 목소리 중에 이런 목소리도 있어야 한다. 판단은 시민들이 하는 거니까 저를 두들겨 팬다고 해서 제가 고통스럽지 않았다"며 "제 활동으로 민주당이 혹시 의석에서 덕을 본 게 있다면 그건 의도가 아니라 결과다. 그건 괜찮다. 그런데 그걸로 피해를 봤다면 굉장히 견디기 힘든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꾸 현재 범 여권 또는 정부 여당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받아들여 잘못하면 그런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멈추기로 한 것"이라면서도 "제 180석 발언으로 당선될 수 있는데 낙선됐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사실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저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유 이사장의 말씀을 듣고 싶어한다. 유 이사장이 (선거판세에 대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했다"고 하자, 유 이사장은 "지역구 150석은 기본이고,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고 선거를 치르면 폼이 날 거라고 비공개적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이 혼자 180석을 가지는 것보다 덜 가지고 파트너를 가져서 채우는 게 나중에 좋을 거라고 봤다"며 "민주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불안하니까 비례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데, 만들어도 그렇게 욕 먹을 일은 아니라고 했다. 모양새는 구겨지지만 시민들이 다 양해할 거라고"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 에너지로 도달 가능한 범위에서 행동반경을 설정하고 내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수위까지 올라가는 선택 밖에 없다"며 "그걸 가늠을 못하고 막하게 되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나 차명진 전 의원처럼 돼버린다. 도달거리를 항상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는 "저보다 연세가 많으시지만 되게 귀여운 캐릭터"라고 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말과 표현을 따로 하지 않는, 의뭉스럽거나 이중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보수 쪽에서 보면 홍 대표가 그런 스타일이다. 보수에서 정치하는 분들중 제일 귀여운 분"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너무 나쁘게 말하지 말아달라. 그 분의 공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분이 박원순을 서울시장을 만들어줬다. 안 대표의 행동이 아니었으면 박원순 시장이 안됐을 수 있다"며 "민주당 발전에 큰 공을 세우셨다. 의도하셨는지는 모르지만 당을 혼란스럽게 만든 분들을 싹 모시고 나가 그 분들이 원외로 나가셨지 않나. 누구라고 말은 안하지만"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만들어서 호남을 석권하면서, 완전히 민주당 수질이 4급수에서 2급수 수준으로 단박에 올라갔다"며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모든 임무를 마치시고 비례대표 3명만 남기고, 그냥 달리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어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달리는 거는 아닐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 끝나고 선거 뒷정리를 하고 (알릴레오 방송의) 막을 내리기로 한 것은 이미 다 알려졌다"며 "지금 백지 상태로 검토하고 있어서 시즌 3을 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하게 되더라도 정치 시사비평은 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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