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놓고 통합당 또 진통…"외부인에 못 맡겨"

기사등록 2020/04/19 19:15:40

당 최고위 김종인 영입 추진에 공개 반발 터져나와

김태흠 "무책임한 월권...툭하면 외부인에 운명 맡겨"

20일 의원총회 격론 예상...당 최고위도 논의 이어가

이문열·이재오 등 "통합당 자진 해산, 중도실용 창당"

김종인 겨냥 "총선 책임 있는 인사 비대위원장 안돼"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참패에 대한 기자회견을 끝내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0.04.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4·15 총선 참패로 리더십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두고 이견이 표출되며 내홍을 겪을 조짐이다.

총선 후 첫 주말을 맞은 19일 통합당 최고위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영입을 추진하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이 터져나왔다.

김태흠 통합당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당의 중요한 미래가 걸린 사안을 당내 논의 없이 결정하고 외부인사에 당을 맡아 달라고 하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도 벗어나고 무책임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그는 "툭하면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나약하고 줏대 없는 정당에 국민이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라며 "당의 미래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은 계파 갈등 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지양해야 한다. 외부인의 손에 맡겨서 성공한 전례도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21대 총선에서 충남 보령·서천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태흠 미래통합당 후보가 25일 오전 천안의 통합당 충남도당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3.25. 007news@newsis.com
김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도 주장했다. 그는 "총선 참패에 무한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할 일은 당원들의 의견을 듣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고 당의 진로는 최소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며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든 비대위 체제로 가든 당의 미래는 당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당 최고위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에 공감하고 황교안 전 대표 사퇴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심재철 원내대표가 17일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위원장직을 제안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선인들의 의견을 수렴할 경우 검토하겠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의원을 비롯한 일부 중진 의원들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통합당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빨리 치러 지도부를 구성해 위기상황을 극복해야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비대위 체제를 길게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이재오 중앙집행위원장, 권영빈 대표, 김진홍 목사, 이문열 대표, 최병국 대표.(사진=국민통합연대 제공)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자는 중재안도 나왔다. 통합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은 정치에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측면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다. 지금 통합당에 필요한 부분"이라며 "상당히 적격자라고 보지만 반대하는 분들은 나름대로 이유를 제시하고 있어서 현재 의원들과 당선자들의 합동 의원총회를 개최해 중론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서 모시면 더 바람직하지 않겠나고 본다"고 했다.

당내 반발에도 대안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 김 전 위원장 영입은 불가피하단 의견들이 나온다. 영입에 뜻을 모으더라도 비대위의 기한과 권한 등 구체적인 사안들을 둔 진통도 전망된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비대위 체제 전환에는 공감하는데 (기한 등은)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은 오는 20일 오후 예정된 본회의 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총선 패배 원인과 지도부 공백 사태 수습에 대해 격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후 처음 열리는 의원총회다. 당 최고위 역시 비공개 회의를 열어 김 전 위원장 영입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홍준표 무소속 대구 수성을 후보가 9일 오후 수성못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거리유세에는 국민통합연대 공동대표며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는 이문열 작가가 함께 했다.  2020. 04.09. ljy@newsis.com
한편 재야 주요 보수 인사들도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 기용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중앙집행위원장과 이문열 공동대표 등 국민통합연대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그 정치적 수명을 다했다. 따라서 미래통합당은 자진 해산하고 중도실용 정당으로 환골탈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시일 내 중도실용 정당 창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4·15 총선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인사는 비대위원장이 돼서는 안 된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복당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인사는 홍준표·김태호·권성동·윤상현 당선인 등이다. '4·15 총선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인사'는 곧 김종인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연대는 뼈를 깎는 쇄신 없이는 미래통합당의 미래는 없다는 데 이의가 없다"며 "이번에도 고질적인 지역 할거 구도나 크고 작은 정치적 기득권에 연연해 전면적인 쇄신을 하지 못하면 화난 국민들이 직접 퇴출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국민통합연대는 친이계(친이명박) 및 비박계(비박근혜) 보수 인사들이 주축이 된 재야 시민단체로 지난 1월 당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중도세력의 통합을 추진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송복, 김진홍, 권영빈, 최병국 공동대표도 동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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