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극복의 아이콘 '상록수'…코로나19 메시지로 재탄생

기사등록 2020/04/19 13:02:04

1977년 민주주의 염원곡…민주성지 4·19묘지서 다시 울려

박세리 US오픈 첫우승…盧 대선 등 고비마다 '자신감' 상징

文대통령 "반드시 코로나19 극복, 전 세계의 희망이 될 것"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 뒤 민주열사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0.04.1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노래 '상록수'가 44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었다. 4·19혁명 기념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로 재탄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4·19혁명은 민주주의를 향한 전 국민의 공감과 저항 정신이 축적된 결과"라며 민주주의 역사속에서 4·19혁명이 갖는 의미를 재조명했다.

1960년 2·28대구민주운동을 시작으로 점화된 민주항쟁의 정신이 3·8대전민주의거, 3·15마산의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거쳐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역사적 맥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 땅의 위대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면서, 그 자부심으로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면서 "지금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헤쳐 가는 힘도 4·19정신에 기반한 자율적 시민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억압 속에서 지켜낸 민주주의, 우리가 눈물 속에서 슬픔을 나누며 키워온 연대와 협력이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4.19. dahora83@newsis.com
특히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에 기반한 강력한 연대와 협력으로 반드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는 엄혹했던 독재정권 속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마침내 이뤄냈듯, 코로나1라는 미증유의 위기 역시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관통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공간적 장소로 민주주의의 성지(聖地)인 4·19민주묘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60주년 4·19혁명 기념식이라는 상징적 무대를 통해 또다른 자신감을 심어주겠다는 의미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조 장치로 민주주의 운동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대중가요 '상록수'가 코로나19 극복이라는 의미를 담은 재해석본으로 이날 처음 공개됐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2020.04.19. dahora83@newsis.com
1977년 작곡가 김민기씨의 원곡은 작곡가 김형석씨의 편곡을 거쳐 '상록수 2020'으로 재탄생했다. 이은미·강산에·윤도현·타이커JK·알리·에일리 등 34명의 가수가 코로나19의 극복의 메시지를 담아 새롭게 불렀다.

상록수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불온한 사상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아침이슬(1987년·김민기 작곡·양희은 노래)'과 함께 대표적인 금지곡이었다. 이후 고난과 역경의 순간을 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아 필요할 때마다 재해석 돼왔다.

1998년 7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시름에 빠져있을 당시 골프 선수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희망을 안겨준 장면에서 가수 양희은 버전의 '상록수'가 흘러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는 박세리는 18홀 연장승부에서 워터 해저드에 빠진 공을 '맨발 투혼'으로 건져올린 끝에 제니 추아시리폰을 따돌리고 감동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기념하는 영상에서 '상록수'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국민 희망곡'으로 자리매김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4.19. dahora83@newsis.com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16대 대선 후보 시절 직접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부르는 모습을 TV선거 광고로 만들어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노 전 대통령이 서툰 실력으로 상록수를 부르는 모습을 정치적 역경을 딛고도 대통령에 도전한 스토리와 인간적인 면모가 적절히 어우러진 감성광고로 제작돼 전파를 탔고,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상록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가 있던 2012년 9월 노 전 대통령 생전 생일 9월1일에 발매한 공식 추모 앨범에 담기기도 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상록수 2020은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독일어·스페인어 등 8개 국어로 번역돼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온라인 및 국내 음원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코로나 19와 관련한 각종 공익광고에 사용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관련뉴스